삼성전자와 LG전자, 대우전자, 대유위니아 코웨이 청호나이스등 국내 대표 대형 가전 업체들은 사용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제품 특정 부위에서 벌레가 발견될 수 있으며, 이는 제품 하자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 노원구의 신 모(여)씨는 최근 정수기 주변에 새끼벌레가 눈에 띄어 본체를 열었다가 깜짝 놀랐다. 기기 내부에 바퀴벌레가 한 가득 들어 있었던 것. 다음날 방문한 점검매니저가 정수기 옆면을 열었더니 바퀴 배설물이 쌓여 있었다.
신 씨는 “깨끗한 물을 마시기 위해 들여놓은 정수기가 바퀴벌레 서식지로 변한 것에 화가 나 해지를 요청했는데 업체 측은 제품 하자가 아니므로 위약금을 내라고 안내하더라”고 황당함을 토로했다.
업계 관계자는 “컴프레셔를 사용하는 정수기나 냉장고 등은 기기 작동으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후면이 방열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며 “바퀴벌레는 따듯하고 습한 곳을 좋아하는 습성 탓에 방열 구조로 된 제품 후면 구멍으로 들어가 알을 까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컴프레셔를 사용하는 제품은 모두가 동일한 구조이기 때문에 집안에 있는 바퀴벌레를 박멸하는 게 피해를 예방하고 해결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경기도 화성시에 거주하는 김 모(여)씨는 구입한지 5개월 지난 양문형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내부에 죽어 있는 날파리를 발견한 적이 몇 번 있다.
즉시 AS를 신청했고 고무 패킹을 교체했지만 1년이 지나자 날파리는 다시 발견됐다. 김 씨는 “인터넷 카페 등에 살펴보니 냉장고에서 날파리 시체가 나왔다는 사례가 종종 있더라”며 “음식물을 보관하는 냉장고인데 틈을 통해 벌레가 들어온다고 생각하니 화가 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냉장고 내부는 냉기 보존을 위해 밀폐 구조를 지니고 있어 외부에서 벌레가 들어갈 수 없고 냉장온도에서 유충이 성충으로 성장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하며 “패킹불량이 확연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라면 냉장고에서 발생되는 미세한 냄새에 유인돼 주변에 있던 날파리가 문이 열리는 순간 안으로 들어가거나, 과일의 꼭지 등 식재료에 붙었다가 같이 들어가는 경우는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완전히 세척하지 않은 과일이나 채소 등이 담겨있던 비닐을 냉장고에 두지 말고 감자같이 냉장고 내부에 보관하면 안 돼는 식품을 인지하는 등 매뉴얼을 지키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가전제품 내부에서 벌레가 발견된 경우 제조사들도 원인파악이 어려워 소비자 불만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은 고충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4시간 가동되거나, 외부에서 물건이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제품은 사용이력이 남지 않기 때문에 내부에서 벌레가 나왔다 하더라도 원인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과 AS 처리 및 보상에 있어서 의견 차이로 갈등을 빚기도 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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