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양산차는 대중을 위한 공산품이다 보니 개인의 취향에 맞춘 생산은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품질관리가 어렵고 원가 절감도 힘들어 자칫 가격 경쟁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삶의 질이 높아지고 자신만의 개성을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다양한 튜닝옵션 제공에 나섰다. 특히 옵션이 제한된 수입차에 대한 대응책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자동차는 커스터마이징 브랜드 ‘튜익스(TUIX)’를 운영 중이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베뉴’를 예로 들면 ▶적외선 무릎워머 ▶스마트폰 IoT(사물인터넷) 패키지 ▶오토캠핑용 공기주입식 에어 카텐트 ▶프리미엄 스피커 ▶반려동물 패키지 등을 선택할 수 있다.
고성능 차를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N퍼포먼스 파츠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N퍼포먼스 파츠 옵션은 i30와 벨로스터 등 일부 스포츠 지향의 차량에만 적용 가능하다.
실제 i30는 N퍼포먼스 파츠로 알칸타라 인테리어 패키지, 빌스테인 서스펜션 패키지, 컨트롤암 강화부시, 대용량 브레이크 패키지 등을 선택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고성능차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누구나 고성능차의 스포티한 감성을 즐길 수 있도록 앞으로 N 이외의 차량에도 N퍼포먼스 파츠를 선보일 것”이라며 “다양한 고객의 니즈 만족 및 튜닝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튜온(Tuon, Tuning is On)’이라는 이름의 튜닝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의 튜이스와 비슷한 개념으로 신차 구매 시 바로 적용할 수도 있고 출고 후에도 튜온 장착점에서 설치 가능하다.
준중형 해치백인 K3 GT를 예로 들면 튜온 패키지로 ▶빌스타인 모노튜브 쇽업소버 ▶ 강화스프링 ▶스태빌라이저 바 ▶강화부시 컨트롤암 등을 준비했고 ▶미쉐린(PS4) 썸머타이어 등을 선택할 수 있다.
한국GM도 경차인 스파크에 한해 커스터마이징 에디션 ‘스파크 마이핏(MYFIT)’을 제공하고 있다.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도록 내외관 디자인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외장 컬러에 어울리는 ▶악센트 컬러 루프와 데칼 ▶전용 알로이휠 ▶쉐보레 보타이 컬러 등을 조합하면 2200가지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 디자인을 연출할 수 있다.
르노삼성도 최근 출시한 XM3에 대해 기본 옵션 외 16개(블랙박스, 틴팅 제외)의 별도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주요 옵션으로는 ▶전/후면 바디키트와 리어 스포일러 ▶일루미네이팅 키킹플레이트 등이 있다.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소비자들을 위해 ▶펫 카시트와 백팩 옵션도 제공하고 있다.
쌍용차는 다양한 튜닝이 가능한 픽업트럭을 오래전부터 생산해 온 만큼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튜닝 품목이 가장 다양하다.
픽업트럭의 경우 적재함을 덮을 수 있는 ‘탑’을 적용할 수 있는데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는 ▶하드탑과 쿠페탑, 엣지탑, 하드탑 아웃도어 등 선택지가 넓다. 또 아웃도어 활동을 위한 ▶3D 데크매트와 롤바, 윙바 엣지 등 총 27가지의 튜닝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픽업트럭 구매 시 고객들이 튜닝을 원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를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옵션을 제공 중”이라며 “만족도가 높다 보니 티볼리 등 다른 차량에도 확대 적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유일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소비자가 원하는 사양으로만 차량을 구성할 수 있는 ‘유어 제네시스’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1월 출시한 GV80부터 적용된 유어 제네시스는 엔진과 구동 방식, 시트 배열(인승), 외장 컬러 및 휠, 내장 디자인 패키지, 옵션 패키지 등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조합할 수 있는 GV80의 사양은 10만4000개에 이른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눈에 띄는 곳은 물론, 보이지 않는 곳까지 취향대로 구성이 가능하다”며 “고객의 개성 표현에 최적화된 유어 제네시스는 GV80를 시작으로 이후 등장하는 제네시스 전 모델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3조8000억 원이었던 한국의 튜닝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5조5000억 원 규모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건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