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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 두 동강난 골프채, 보증기간 내인데 수리비 35만원 내라고?...파손 지점따라 유·무상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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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 두 동강난 골프채, 보증기간 내인데 수리비 35만원 내라고?...파손 지점따라 유·무상 갈려
샤프트 넥 10~15cm 벗어난 손상은 이용자 과실
  • 송민규 기자 song_mg@csnews.co.kr
  • 승인 2024.06.19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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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구시 북구에 사는 강 모(남)씨는 삼양인터내셔날이 수입하는 ‘핑’의 골프 드라이버를 AS 받으려다 낭패를 봤다. 드라이버 헤드에 구멍이 생겨 수리를 문의하자 정상적인 스윙으로 생길 수 없는 문제라며 수리 비용으로 54만 원이 든다는 답변을 받은 것이다. 강 씨는 “분명히 구입할 때는 정품이라 무상 AS가 된다고 했다”며 “막상 AS를 받으려 하니 손상이 일어날 수 없는 부분만 무료 AS고, 손상이 잦은 곳은 모두 비용을 내야 하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 씨의 드라이버 헤드 부분이 찌그러졌다.
▲강 씨의 드라이버 헤드 부분이 찌그러졌다

#2. 서울시 성북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구입한 지 8개월 된 아이언의 무상 AS를 거부 당했다. 김 씨는 야마하의 rmx아이언 세트를 구입해 사용하다가 아이언 3개가 녹슨 것을 발견했다. 구입한 지 1년도 안 돼 무상으로 수리를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김 씨는 "AS센터에서는 녹이 슨 것은 유상 수리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답답해했다. 
▲김 씨의 아이언 헤드가 녹슨 모습
▲김 씨의 아이언 헤드가 녹슨 모습

#3. 경기도 평택시에 사는 김 모(여)씨는 혼마 골프 드라이버 샤프트 상단이 파손돼 AS를 신청했다. 무상 AS 기간이 2년인데 샤프트 상단의 파손은 유상으로 처리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비용은 35만 원이었다. 김 씨는 “전문가는 샤프트 상단이 파손될 정도로 충격이 가해졌으면 충격 흔적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보이질 않는다고 했다”며 “AS 규정이 제조사 측에만 유리하게 돼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씨의 골프채 샤프트 상단이 파손됐다.
▲김 씨의 골프채 샤프트 상단이 파손됐다

#4. 경남 김해시에 사는 진 모(남)씨는 수령한 지 일주일도 안 된 골프 드라이버 헤드가 파손되는 일을 겪었다. 테일러메이드 스텔스2 플러스 드라이버에 텐투스 TR 블랙 6x 샤프트를 조합한 특수주문 제품이었다고. 진 씨는 무상으로 새 제품을 교체 받았으나 한 달 도 안 돼 이번에는 샤프트가 파손됐다. 이번에는 무상 AS가 안되고 35만 원의 수리비가 발생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진 씨는 “제조사 규정상 AS 범위 외라면서 고객 과실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진 씨의 골프채가 파손된 모습. 왼쪽은 헤드, 오른쪽은 샤프트다.
▲진 씨의 골프채 헤드(왼쪽)와 샤프트가 파손된 모습

#5. 서울시 서대문구에 사는 신 모(남)씨도 테일러메이드의 스텔스2 헤드에 후지쿠라 벤투스 샤프트를 조합한 주문제작 상품의 무상 AS를 거부당했다. 구입한 지 넉 달도 안 돼 샤프트가 부러졌고 제조사에서는 무상 AS 위치가 아니라고 답했다. AS비용은 33만 원이었다. 신 씨는 “같이 골프친 사람들도 땅을 치거나 골프채를 잘못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봤다”며 “골프채 문제인데도 계속 사용자 과실만을 강조한다”고 기막혀했다. 
▲신 씨의 골프채 샤프트가 부러진 모습.
▲신 씨의 골프채 샤프트가 부러진 모습

골프채는 파손 부위, 위치에 따라 보증기간 이내여도 수리 시 유·무상 여부가 갈려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일반 공산품과 마찬가지로 골프채도 보증기간 이내라면 무상으로 수리를 받을 수 있을거라 기대한다. 하지만 골프채는 특성상 파손 지점이 어디냐에 따라 무상 수리를 받지 못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소비자들은 판매 시 무상수리가 가능한 품질보증 기간만 강조하지 말고 세부 AS 규정에 관한 안내가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골프용품 업체  관계자들은 AS 규정은 제조사 본사 정책을 따를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대한 제품 문제로 보긴 하나 소비자 과실로 발생한 부분은 무상 보증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골프채의 보증기간은 2년이다. 테일러메이드는 2년으로 규정하고 있고, 핑과 타이틀리스트는 출시일로부터 2년 또는 구매일로부터 1년을 적용한다. 혼마는 구매일로부터 2년, 야마하는 출고일 또는 실구매일로부터 2년이 보증기간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타이틀리스트, 핑골프, 테일러메이드, 야마하골프, 혼마골프 등 5개사의 보증기간 내 AS 규정을 살펴본 결과 샤프트 파손 부위에 따른 유무상 여부가 달라졌다.

샤프트는 골프채에서 헤드와 그립을 연결해주는 부분이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제기되는 골프채 관련 소비자 불만 중 상당수가 샤프트 파손 수리에 관한 내용이다. 실제 무상 수리 규정도 파손 지점에 따라 깐깐한데다 업체마다도 기준이 다른 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야마하와 테일러메이드, 혼마는 샤프트 부위 중 넥 연결부로부터 10cm 이내의 팁 부문이 부러지면 무상으로 교환해준다. 그 외 부분에서 파손이 발생하면 수리비를 내야 한다. 핑 골프와 타이틀리스트는 하단 15cm 이내의 샤프트 넥 파손만 보증기간 중 무상수리를 받을 수 있다. 다만 핑 골프는 원인에 따라 수리비가 발생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 범위를 벗어난 파손은 이용자의 비정상적인 스윙, 외부 충격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핑 골프를 수입하는 삼양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제조사도 샤프트를 만드는 회사의 AS 정책을 따라간다"고 밝혔다. 이어 "샤프트 제조사에 따르면 제품의 특성상 아랫부분이 부러지는 것은 제품 불량일 가능성이 있어 최대한 무상으로 처리한다. 다만 그 윗쪽의 파손은 대부분 소비자 과실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소비자 과실과 제품 불량에 따른 절단면이 달라 이를 통해서도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라파이트 재질 특성상 제품 불량에 따른 절단면은 깔끔한 양상을 보이는데 반해 소비자 과실인 경우 절단면에 그라파이트 섬유가 잘 끊어지지 않아 매끄럽지 않다"면서 "골프 가방 안에서 채 끼리 부딪히거나 이전에 뒷땅을 하는 등 충격이 가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골프 헤드도 공을 맞추는 '페이스' 부분이 아니라면 보증기간 이내여도 파손 시 수리비가 발생한다. 골프채를 손으로 잡는 그립은 마모·파손 시 모두 유상으로만 수리된다.

최근에는 골프채의 샤프트만 다른 제품으로 바꿔 사용하는 경우도 빈번한데, 이 경우 정품 샤프트가 아니어서 AS를 거부당하는 일도 잦다. 정품 샤프트에 정품 홀로그램 스티커가 있어도 구입처를 모르면 AS를 거부당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병행수입 제품과 가품 문제 때문에 불가피한 조처라고 항변한다.

삼양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정품 샤프트가 없으면 병행 수입제품인지 정식 수입제품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최근에는 중고거래 등으로 정품 샤프트를 사다가 가품 헤드와 결합해 정품인 것처럼 판매하는 경우도 있어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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