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가 바닥났다" 돈줄 막혀 장관 월급도 못줘

2009-11-03     뉴스관리자
"국고가 바닥났다. 당장 장관들 월급 줄 돈도 없다. 2주 안에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엄청난 재정 위기가 닥칠 것이다"
'신생 공화국' 네팔 정부가 장기화하는 정치갈등 속에 예산을 집행하지 못해 속을 끓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3일 보도했다.

   수렌드라 판데이 네팔 재무장관은 "지금 정부는 아주 위태로운 상태다. 의회가 2주 안에 예산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재정 위기가 현실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왕정을 철폐하고 공화제를 출범시킨 네팔의 재정 위기는 지난 5월 제1당인 마오쩌둥주의 네팔공산당(M) 정부가 무너지면서 예고됐다.

   총선에서 제1당이 된 마오쩌둥주의 네팔공산당(M)은 반군 지도자 출신 프라찬다 총리 주도의 공산 정권을 출범시켰다.

   그러나 마오주의 공산당이 주도한 네팔의 첫 공화정부는 2만명에 달하는 마오주의 공산반군 대원들을 정부군에 통합시키려던 프라찬다 총리와 이를 반대하는 야당 출신 대통령의 갈등 속에 1년도 안 돼 무너졌다.

   이런 가운데 제3당인 마르크스-레닌주의자 연대 네팔공산당(UML)이 주요 정당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지난 5월 새 정부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실각한 프라찬다 전 총리와 마오주의 네팔공산당(M)이 대통령 사임 등을 요구하며 당원을 동원해 의회 개원과 예산안 처리를 봉쇄해왔다.

   정부는 그동안 국회의 예산안 처리 없이도 전체 예산의 3분의 1을 사용할 수 있다는 법률에 따라 일부 예산을 사용했지만, 한도가 소진되면서 더 이상의 예산 집행이 어려워진 것.

   판데이 장관은 "이미 우리는 일부 장관의 월급 지급을 중단했다"며 "재정 위기가 현실화하면 수천명의 응급환자가 입원한 국영 병원과 국공립학교는 물론 교도소 운영도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