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전총리, 여성과 성적 농담하다 아내에 혼쭐

2007-02-01     연합뉴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0) 전 이탈리아 총리가 만찬석상에서 여성들과 `노닥거리다' 이에 분개한 아내의 요구로 공개 사과했다.

베를루스코니의 망신은 지난주 열린 한 TV시상식장에서 비롯됐다고 텔레그래프와 BBC방송 인터넷판이 31일 전했다.

베를루스코니는 만찬석상의 여성들에게 "내가 만일 결혼하지 않았다면 지금 당장 당신과 결혼했을 거요"라고 말하는가 하면 다른 여성에게는 "당신과 함께 라면 어디든지 갈 것"이라고 유혹했다는 것.

이에 영화배우 출신인 부인 베로니카(50)는 일간 라 레푸블리카의 1면에 공개서한을 실어 일격을 가했다.

그녀는 서한에서 남편의 희롱성 발언이 "내 체면을 손상시킨 것으로 조크(joke)로 봐줄수 없는 것"이라며 개인적 차원에서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어 공개적으로 요구할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남성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권위를 지키려는 여성의 본보기는 이미 장성한 두 딸에게도 대단한 중요성을 지닐 뿐만 아니라 아들에게도 `여성을 존중하는 근본적 가치를 잊어버릴수 없도록' 일깨워줄 것이라고 썼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이런 아내의 강공에 무릎을 꿇었다.

그는 자신이 이끄는 제1야당 `포르자 이탈리아'를 통해 성명을 발표, "미안하다. 부디 나를 용서해달라"면서 "나의 개인적인 자존심을 대중 앞에 내놓고 당신의 분노에 두 손 드는 것을 사랑의 표시로 받아들여달라"고 청했다.

그는 "비록 실언이 입밖으로 새어나왔을지언정 나는 당신의 권위를 가슴속의 보석처럼 지키고 있다"는 `닭살' 발언도 곁들였다.

베로니카는 베를루스코니와의 사이에 3자녀를 두고 있는 두번째 부인이다. 베를루스코니는 밀라노의 한 극장 무대에 토플리스로 섰던 20살 연하의 베로니카를 만나 20년째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베를루스코니는 아내의 `반격'에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로니카가 그동안 합당한 이유가 있더라도 부부싸움을 피하려 한다고 말해왔을 뿐더러 실제 부부 사이에 대한 공개 언급을 자제해왔기 때문이다.

편지가 실린 신문이 하필 베를루스코니에게 비판적이었던 좌파지 라 레푸블리카라는 점도 거슬렸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