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 속 손자 구한 할머니 질식사

2007-02-21     연합뉴스
21일 오전 8시10분께 부산 금정구 장전동 김모(66.여)씨의 집 안방에서 불이 나 김씨가 연기에 질식해 숨지고, 가재도구 등을 태워 7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낸 뒤 10여분 만에 꺼졌다.

불이 나자 김씨는 곁에서 곤히 자고 있던 손자 이모(8.초등 1년)군을 다급하게 깨워 밖으로 내보냈으나 뒤따라 나가던 자신은 짙은 연기로 방향감각을 잃고 헤매다 결국 거실에서 질식해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20개월 전부터 이곳에서 혼자 살았고, 근처에 살고 있는 이군은 부모와 함께 설을 맞아 세배하러 왔다가 봄방학 기간에 할머니와 함께 지내기 위해 남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군은 경찰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할머니가 갑자기 '불이 났다'면서 '어서 밖으로 나가라'고 고함을 질러 밖으로 뛰어나왔는데 나오고 보니 연기 때문에 할머니가 보이지 않았다"면서 울먹였다.

경찰은 독실한 불교신자인 김씨가 안방에 차려놓은 법당에서 매일 오전 4시께 촛불을 켜놓고 새벽기도를 올린다는 가족들의 말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인을 조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