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밥솥 권장보온시간, 고작 한나절?

2011-02-11     김솔미 기자

"12시간만 보온하라니...그럼 뭐하러 보온밥솥 삽니까?”

유명 상표의 보온밥솥으로 지은 밥이 하루만 지나도 냄새가 나 소비자 불만으로 이어졌다. 업체는 원래 밥솥의 ‘권장 보온시간이 12시간’이라는 무책임한 답변만 내놓고 있다.

11일 부산 동래구 복천동에 사는 김 모(남.33세)씨에 따르면 그는 두 달 전 20만원 상당의 쿠첸 밥솥을 구입했다. 매번 밥 짓는 일이 번거로우실 부모님을 위해 보온이 되는 밥솥을 선물하려고 했던 것.

하지만 얼마 뒤, 밥솥을 사용하던 모친으로부터 이상한 얘기를 들었다. 하루만 지나도 밥에서 냄새가 난다는 것.

심지어 “이틀 후에는 지독한 악취가 나는 탓에 남은 밥을 버리는 일이 허다하다”는 말에 구입 한 달도 지나지 않은 때라 제품 하자가 분명하다고 생각한 김 씨는 곧바로 AS를 요청했다.

문제의 밥솥을 확인한 기사는 “밥솥은 원래 권장보온시간이 12시간이므로 그 이상 밥을 넣어두면 냄새가 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기사는 이어 “밥솥 온도가 불안정하면 보온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온도조절을 한 뒤 돌아갔다. 그 후에도 밥에 냄새가 나는 문제는 계속됐다.

김 씨는 “보온밥솥인데 고작 12시간만 보온이 된다는 게 말이 되냐”며 “밥을 하루만 보온할 거면 밥맛 좋은 압력밥솥을 사지 누가 보온밥솥을 사겠냐”고 억울해 했다.

이에 대해 쿠첸 관계자는 “하루 이상 보온을 한다고 무조건 냄새가 나는 것은 아니다”며 “쌀에 따라, 밥솥을 사용하는 습관에 따라 보온시간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보온밥솥의 권장보온시간은 12시간이므로 그 이상 사용할 경우 냄새가 날 수 있으니 권장시간을 지키는 것이 좋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냄새’와 같은 문제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는 것이지 제품 하자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보온밥솥의 권장보온시간이 12시간. 이는 ‘쿠첸’의 경쟁사 ‘쿠쿠홈시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쿠쿠홈시스’ 고객센터의 한 상담원은 “12시간 이상 보온했거나 너무 적은 양의 밥을 보온하면 냄새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쿠첸 측은 “불만이 있는 소비자에게는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솔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