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 기승…옷집 웃고 술집 울었다

2011-02-13     김솔미 기자


이번 겨울 두달 가까이 끌어온 강추위로 인해 소비와 여가생활 패턴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난방기구 수요가 늘면서 전기와 가스 소비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인 반면 야외 활동이 위축되면서 주점·유원지나 야외 테마파크, 골프장 등을 찾는 발길은 크게 줄어들었다.

  
13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의 1월 도시가스용 가스 판매량은 296만4천t으로 작년 같은 달(267만4천t)보다 10.8%, 발전용 가스 판매량은 191만8천t으로 작년 1월(134만8천t)보다 42.3% 폭증했다.


이들 합산수요량도 488만2천t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1.4% 늘었다.

  
지난해 12월 판매량도 12.1%(도시가스용 3.9%, 발전용 26.9%) 증가했다.

  
가스공사측은 "한파가 맹위를 떨친 1월의 가스 판매량은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영하 4.4도로 1981년 이래 30년만에 가장 추웠으며 영상으로 올라간 날은 며칠되지 않았다.

  
전력 판매량도 이번 겨울들어 수차례 최대 전력수요 기록을 갈아치웠던 만큼 지난달엔 월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앞서 작년 12월 전력 판매량은 3만9천292GWh로 전년 동월 대비 7.3% 늘면서 4만GWh에 육박했다.


동장군이 위세를 떨치면서 방한의류 판매도 급증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작년 12월 의복 판매액은 4조원에 육박한 3조9천699억원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4.4%가 급증했다. 월간 기준 최대 규모다.

  
같은 달 가정용 직물 및 의복 소매업의 생산 역시 11.3%나 늘어났다.

  
이같은 흐름은 12월보다 더 추웠던 지난 달에도 이어진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전체 매출 가운데 70∼80%를 의류 매출에 의존하는 백화점의 1월 매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따르면 1월 백화점 매출은 무려 23.1% 증가했다. 설 특수를 고려하더라도 한파 영향으로 방한복 등 의류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 작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반면 한파 등 기상악화로 악영향을 받은 업종도 적지 않았다.

  
통계청이 조사한 생산동향을 보면 작년 12월 골프장 운영업은 전년 같은 달보다 9.3%, 유원지.테마파크 운영업은 1.3%가 각각 감소했으며 유원지와 야외 테마파크 입장객은 1월에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동물원은 구제역에 따른 악영향을 더 많이 받았을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의 얘기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다 야외활동 위축으로 작년 12월 차량용 연료 소매업의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9% 감소했다.


특히 휘발유 판매량은 0.6% 줄어들어 전월인 11월의 높은 증가율(11.6%)과 대조를 이뤘으며 지난달에도 2.3% 증가에 그쳤다.


이밖에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면서 귀가를 서두른 영향으로 작년 12월 주점업 생산 역시 8.3%나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