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펀드 업은 STX 강덕수 회장 하이닉스 '다크호스'?

2011-08-26     윤주애 기자

하이닉스반도체 실사마감을 일주일 앞두고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승부수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강 회장은 이번 인수전에 중동 국부펀드를 끌어들일 것이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해외출장에 나선 결과 아랍에미리트(UAE) 국영투자회사인 '아바르(AABAR)'와 손을 잡을 계획이다.

이 소식이 알려진 이후 STX 투자자들은 당초 하이닉스 인수를 반대하던 것에서 점차 찬성 쪽으로 기울고 있는 분위기다. 하이닉스 투자자들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식담보 대출을 받는 상황에서 STX 인수를 확신하는 모양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TX그룹은 하이닉스 인수를 위해 재무적 투자자로 아바르와 자금조달 계획을 최종적으로 조율하는 중이다.

아바르는 UAE 토후국(수장국)인 아부다비 국영투자회사인 국제석유투자회사(IPIC)가 만든 비석유부문 투자 자회사다. 토호국은 서아시아 ·인도 등에서 영국의 지배 ·보호하에 있던 나라를 말하는데 현재 아랍에미리트연방의 구성국, 오만이슬람왕국 ·바레인 ·카타르 등이 있다.

이 회사는 셰이크 모하메드 UAE 왕세자가 이끌고 있는 아부다비투자청(ADIA)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막대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반도체 분야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아바르가 하이닉스 인수자금의 49%를 부담하고, 나머지 51%는 STX가 맡아 경영권을 보유해 '국부유출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전략이다.

STX는 지난 7월 하이닉스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중동 국부펀드를 끌어들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STX는 SK텔레콤과 함께 오는 9월 2일까지 하이닉스에 대한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이번 예비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아바르와의 최종 계약을 체결하고, 하이닉스 본계약에 참여할 예정이다.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은 예비실사 마감일을 오는 9월2일로 두고 있다. 실사가 마감되고 다음주 정도에 입찰일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현재까지 본 입찰 안내서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일각에서는 예비실사 및 입찰일 연장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예비실사 마감일을 더 늦추지 않을 예정"이라며 "하이닉스 매각과정에 있어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최대한 확보하고, 예정대로 내달 중순께 본 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TX 투자자들은 회사의 주가가 바닥권에 근접해 있어 하이닉스 인수만이 상승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STX 주가는 올해 1월3일 2만7천500원(종가 기준)에서 25일 1만4천600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하이닉스 역시 올해 초 2만5천300원에서 1만7천300원으로 30% 이상 주가가 빠졌다. 반면 SK텔레콤은 인수 무게가 STX로 쏠리면서 하락하던 주가가 2주일 사이에 13만4천원에서 15만2천500원으로 회복됐다.

게다가 하이닉스의 주력제품인 D램의 가격폭락, 하이닉스 채권단을 이끌어왔던 유재한 전 정책금융공사 사장의 사의 등 돌발변수가 잇따르면서 결국은 STX와 SK텔레콤의 인수의지가 얼마나 강력한 지에 따라인수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