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홈쿠첸 이대희 사장 경영복귀 성적표 '엉망'...영업익·순익 두 자릿수 감소율
부방그룹 이동건 회장의 장남으로 리홈쿠첸 최대주주인 이대희 사장은 지난 2012년 8월에 사임했다가 지난해 3월 다시 경영을 맡았다.
삼성전자 출신의 전문경영인인 강윤태 전 리빙사업부 대표를 밀어내고 이대희 사장이 경영을 진두지휘했지만 지난해 수익이 크게 감소하면서 고배를 들었다.
리홈쿠첸은 지난해 매출액이 3천822억 원으로 전년보다 2.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두자릿수 비율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0억 원에서 175억 원으로 12.8% 줄었고, 순이익은 18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16.7%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5.4%에서 4.6%로 0.8%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오너인 이대희 사장이 주력하고 있는 리빙사업부문은 수익성이 저하됐다.
리빙사업부 매출액은 2013년 2천381억 원에서 지난해 2천585억 원으로 8.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80억 원에서 117억 원으로 35%나 감소했다.
회사 측은 밥솥과 전기레인지 등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비용이 많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판매관리비용은 1천69억 원으로 전년보다 7.7% 증가했다. 급여항목은 비슷한 수준이지만 판매촉진비용이 225억 원으로 68%나 늘었고 광고선전비용(95억 원)도 28% 증가했다.
마케팅에 돈을 쏟아부었지만 기대만큼의 실적은 내지 못한 셈이다.
리홈쿠첸은 전체 매출의 65% 안팎을 리빙사업부에서 올린다. 리빙사업부는 IH압력밥솥, 전기레인지 등 가전제품을 만들고 판매하거나 렌탈서비스를 제공한다. 유통사업부와 전자부품사업부가 그 나머지를 책임지고 있다.
리빙사업부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과 달리, 유통사업부는 영업이익이 62억 원에서 69억 원으로 11% 증가했고, 전자부품사업부는 영업손실을 냈지만 적자폭을 53억 원에서 11억 원으로 줄였다.
이대희 사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리홈쿠첸 지분율 18.3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경기고등학교와 클락(CLACK) 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LG전자(2000년)와 부방(2003년)을 거쳐 2007년 리홈쿠첸 리빙사업부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 사장은 리빙사업부 대표이사로 근무했을 당시 2009년 웅진으로부터 쿠첸을 인수해 밥솥 시장 구도를 개편하는데 공을 세웠다.
하지만 2009년 말 삼성전자 출신인 강태윤 전 리빙사업부 대표가 영입되면서 이대희 사장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 사장은 2012년 8월 회사를 떠났다가 지난해 3월 복귀했다. 강 전 대표는 지난해 7월 회사를 그만뒀다.
이 사장은 전문경영인을 밀어내고 다시 경영권을 장악했지만 첫해 성적이 좋지 않아 올해 실적개선을 위해 절치부심할 것으로 보인다. 리홈쿠첸은 지난해에만 최고경영자(CEO)가 세번이나 교체되는 등 내부문제가 실적 악화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사장이 조직을 잘 추슬러 실적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