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카 vs.쏘카, 카셰어링 "내가 1위"...롯데·SK 대결로 번지나?
렌터카보다 저렴하면서 단기 대여가 가능한 카셰어링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1,2위를 다투고 있는 그린카(대표 김진홍)와 쏘카(대표 김지만)이 서로 1등을 외치며 자존심 싸움을 펼치고 있다.
양사기 최근 롯데그룹, SK그룹으로부터 각각 투자를 유치함에 따라 카셰어링시장에 재벌그룹까지 가세해 판을 키우는 양상이다.
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의무 인가차량을 보유해야 하는 렌터카업계의 경우 매달 사업조합에서 집계하는 인가대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고 있다.
하지만 카셰어링은 명확한 기준이 없어 업체들의 주장이 엇갈린다.
◆ 인프라 기준 쏘카가 1위, 그린카 "차고지는 우리가 더 많다"
공식 기준은 없지만 각 사가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를 기준으로 대략적인 순위를 매겨볼 수 있다.
회원수와 차량 보유대수에서는 쏘카가 앞서고 있다. 쏘카는 회원수 140만 명으로 그린카보다 50만 명 많고 차량 보유대수 역시 3천300대로 그린카보다 500대 더 보유하고 있다. 월 평균 이용건수도 18만 건으로 카셰어링 업체 중 가장 많다.
쏘카는 객관적인 데이터에서 자사가 그린카를 모두 앞서고 있고 특히 그린카에 열세였던 차고지 수도 최근 앞질러 모든 데이터에서 쏘카가 카셰어링 1위 업체라고 공언하고 있다.
쏘카 관계자는 "회원수나 월 평균 이용건수 등 소비자의 이용 지표에서 그린카에 앞서고 있다"면서 "그린카가 최근 롯데그룹 계열사 인프라를 이용해 차고지를 확충하고 있지만 모든 인프라 데이터에서 그린카보다 압도적으로 많다"고 설명했다.
그린카 관계자는 "모바일 앱 기준으로 양사 차고지 수를 전수조사한 결과 그린카가 1천655개로 1천479개에 그친 쏘카보다 많다"면서 "향후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 아파트 단위 거점 등 소비자 접점으로 활용하는 등 인프라를 대거 확충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 카셰어링에서 대기업 간 대리전으로 주목, SK그룹 VS 롯데그룹
한편 두 업체의 경쟁은 카셰어링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SK그룹과 롯데그룹 간 대리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렌탈은 올해 10월부터 자회사 그린카의 지분을 적극적으로 사고 있는데 올해 11월 기준 지분율은 무려 93.04%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과반을 약간 넘는 52.27%에 불과했다.
롯데렌탈은 그린카 지분을 100%까지 늘려 렌터카 사업을 바탕으로 카셰어링 시장까지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롯데그룹 계열사와의 협업도 진행중이다.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 지점과 롯데건설이 수주 및 관리하는 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 주거단지에도 그린카 서비스를 제공하고 롯데그룹 계열사 내 법인형 카셰어링 서비스도 도입해 그룹과의 시너지를 노린다.
최근 워커힐면세점 특허 심사권 탈락 이후 '면세점'이라는 성장동력 하나를 잃은 SK그룹도 기존 신성장사업 중 하나인 렌터카 사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카셰어링을 염두하고 있다.
지난 달 쏘카에 590억 원을 투자해 보통주 지분 20%를 확보한 것이 신호탄이다. 특히 SK그룹은 주유소와 경정비(스피드메이트), 멤버십(OK캐쉬백)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자산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SK그룹은 쏘카 지분 참여가 경영권이나 최대주주에는 변동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렌터카(SK렌터카)와 더불어 카셰어링 사업까지 진출할 수 있는 길을 텄다는 점에서 향후 카셰어링 분야에서 두 그룹 간 경쟁구도도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