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내년 재계 순위 10계단 껑충...한화·교보생명도 '약진'
2015-12-30 손강훈 기자
올 한 해 구조조정 한파로 대기업 그룹 간에 굵직한 빅딜과 M&A가 크게 활성화되면서 내년 재계 순위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49개 대기업 집단 중 32개 그룹(65.3%)의 순위가 바뀔 전망이다. 재계 순위가 이처럼 요동을 친 것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그룹별로는 삼성 계열사 5곳을 인수한 한화가 자산 총액을 17조5000억 원 가량 불리며 한진과 현대중공업을 제치고 재계 10위에서 8위로 2계단 뛰어 오르고, KDB대우증권을 품에 안게 될 미래에셋은 10계단이나 껑충 뛰어 20위권 도약이 유력시 되고 있다.
반면 동부는 자산이 6조3천억 원이나 줄어들어 16계단 미끄럼을 타고, 금호아시아나, 대우건설, 동국제강, 한진중공업, 한라, 대성 등도 재계 순위가 2~3계단 떨어질 전망이다.
30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집단 49개 그룹의 2015년 자산 변동을 기준으로 내년도 재계 순위를 예측한 결과 32개 그룹의 순위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됐다.
19개 그룹은 순위가 오른 반면 13개 그룹은 하락하고 16개 그룹은 순위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지난 9월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홈플러스는 출자총액기업집단에서 빠져 순위 집계에서 제외했다.
재계 순위가 이처럼 요동을 친 것은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처음이다. 2009년 5조 원 이상 대기업 집단 40곳 중에서 무려 33곳(82.5%)의 순위가 바뀌었다.
이번 조사는 공정자산 총액을 기준으로 했으며, 12월 현재까지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계열사 변동 내역과, 실제 인수합병(M&A)은 이뤄지지 않았어도 언론 등을 통해 우선협상자 선정 등 M&A가 결정된 기업들을 모두 포함했다.
순위가 오르는 그룹은 미래에셋을 포함해 총 19곳이다.
최근 KDB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자가 된 미래에셋의 경우 인수를 완료하면 공정자산은 14조6340억 원에 달해 금호아시아나, 현대백화점, 현대 등을 제치고 29위에서 19위로 단박에 10계단이나 뛰어오르게 된다. 자산규모도 작년 말 9조9910억 원에서 4조6430억 원(46.5%)이나 불어난다.
이어 KT&G(35위→29위) 6계단, 교보생명보험(38위→33위) 5계단, 한국타이어(34위→31위) 3계단 등의 순으로 자산 순위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들 3사는 M&A가 아닌 자본과 부채 증가가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KT&G의 경우 자본과 부채가 각각 5380억 원, 4370억 원 증가했고, 교보생명보험(주)은 자본이 5600억 원 늘어났다. 한국타이어는 자본 4020억 원, 부채 4540억 원씩 증가했다.
한국타이어는 3계단 오르고 한화, 영풍, 세아, 이랜드, 아모레퍼시픽, 하이트진로, 중흥건설, 한솔이 2계단씩 오를 전망이다. 또 두산, 대림, 부영, 현대백화점, 효성, 코오롱, 태영 등은 1계단씩 순위를 높이게 된다.
반면 구조조정을 통해 동부제철, 동부특수강 등을 떼어낸 동부그룹은 20위에서 36위로 16계단이나 급락할 전망이다. 12월 현재 자산은 8조3220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6조3050억 원(43.1%) 감소했다.
금호석유화학과 계열분리된 금호아시아나는 3계단 하락하고 대우건설, 동국제강, 한진중공업, 한라, 대성은 각각 2계단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종합상사 등의 계열분리를 결정한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한진, KT, 현대, OCI, 한국지엠 등은 1계단씩 내려앉아 총 13개 그룹의 순위가 이전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자산이 가장 크게 늘어난 그룹은 한화로 올해 삼성종합화학(1조309억 원)과 삼성테크윈(8232억 원)등을 인수하면서 작년 말보다 무려 17조4920억 원 늘었다. 작년 말 37조9540억 원에서 12월 현재 55조4460억 원에 달했다.
롯데 역시 삼성SDI 화학부문, 삼성정밀화학, KT렌탈 등의 굵직한 M&A를 성사시키며 자산규모를 12조5360억 원 늘려 한화의 뒤를 이었다.
SK(11조6160억 원)와 현대차(10조4190억 원) 등도 자산을 10조 원 이상 늘렸다. SK는 CJ헬로비전과 OCI머티리얼즈를 인수했고, 현대차는 계열사인 현대제철을 통해 현대종합특수강(구 동부특수강)의 지분을 거머쥐면서 역시 자산을 크게 불렸다.
이어 미래에셋(4조6430억 원), GS(2조6230억 원), LG(1조7430억 원), 신세계(1조7290억 원), 세아(1조2250억 원) 등의 자산이 1조 원 이상 늘었다. KT&G, 대림, 한국타이어, 현대백화점, 두산 효성, 교보생명보험, 아모레퍼시픽, 이랜드, 영풍, 코오롱, S-Oil, KCC, 한솔, 하이트진로, 현대산업개발, 태영, 중흥건설, 삼천리 등도 자산이 소폭 증가했다.
반면 동부그룹은 6조3050억 원 감소해 자산이 가장 많이 줄었다. 금호아시아나(4조3230억 원), 삼성(3조6030억 원), KT(3조5630억 원), 현대중공업(2조9190억 원), 포스코(2조1760억 원), 한진(1조8450억 원), CJ(1조8120억 원), 대성(1조3110억 원), 동국제강(1조2670억 원) 등도 1조 원 이상 줄었다. 또 OCI, 한진중공업, LS, 대우조선해양, 한라, 태광, 대우건설, 현대 등의 자산 규모도 축소됐다.
이 같은 부침 속에서도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GS 등 상위 1~7위 그룹은 순위 변동이 없었다. 이를 포함해 신세계(13위), CJ(14위), LS(15위), 대우조선해양(16위), S-Oil(26위), KCC(28위), 태광(39위) 등 총 16개 그룹도 이전 순위를 유지했다.
자산 규모로 보면 삼성그룹이 347조9300억 원으로 압도적 1위였다. 현대차(204조5120억 원), SK(164조40억 원), LG(107조2620억 원), 롯데(105조9430억 원) 등이 100조 원 이상으로 재계 자산 순위 ‘톱5’를 기록했다. 이 외에 포스코(82조3690억 원), GS(61조1290억 원), 한화(55조4460억 원), 현대중공업(54조5530억 원), 한진(36조5370억 원)이 ‘10대 그룹’ 타이틀을 방어할 전망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손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