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건조' 기능 만들어놓고 버튼 · 사용법 감춘 에어컨...왜?

2017-06-23     김국헌 기자

본격저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에어컨 등 냉방기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냄새 나지 않는 깨끗한 바람을 위해 에어컨 사용 후에는 내부를 뽀송하게 말려주는 자동건조 기능을 탑재했는지 여부도 소비자들의 구매요소 중 하나다.

스마트 자동건조 기능은 냉방/제습 운전 중 실내 증발기에 남아있는 습기 제거를 위해 일정시간 송풍 운전을 자동설정해 건조 시킨 후 정지하는 기능으로 퀴퀴한 냄새와 청결에 도움을 준다.

최근 출시되는 에어컨 제품에는 이 기능이 탑재되는 경우가 많다. 자동건조 기능이 없는 벽걸이형 제품은 에어컨 운전 종료 직전에 송풍모드로 습기를 말리는 과정을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

벽걸이 에어컨에 자동건조 기능이 있는데도 사용설명서에 이를 적어놓지 않아 소비자가 과장광고에 당했다고 오해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인천광영식 용현동에 사는 김 모(남) 씨는 얼마 전 대유위니아에서 9평짜리 벽걸이 에어컨을 70만 원 가량에 구매했다. 에어컨 구매시 자동건조 기능을 우선적으로 생각했다. 평소 자동차를 몰면서 에어컨에서 나는 쉰내로 워낙 고생해 자동건조 기능으로 곰팡이와 습기를 관리할 계획이었다고.

제품광고에서 '스마트 자동건조' 기능을 확인하고 모델을 선택했다. 그러나 제품을 받고보니 자동건조 기능이 없었다. 고객센터 상담사와 팀장과도 통화했지만 이 제품에는 자동건조 기능이 없다고 했다.

▲ 해당 제품의 벽걸이 에어컨 스마트 자동건조 기능 광고문구.

과장광고에 속은 것이라고 생각한 김 씨는 소비자고발센터 등에 민원 글을 올리며 항의했다.

이후 대유위니아 측에서 연락이 왔고 "알고 보니 자동건조 기능이 있다"고 말을 바꿨다. 리모컨의 바람세기를 조절하는 버튼을 2초간 누르면 자동건조 기능이 작동하는데 고객센터에서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잘못 안내하는 실수를 했다는 것.

김 씨는 "자동건조 기능에 대해 사용설명서에도 안내가 없었고 리모컨에도 관련 버튼이 없다"며 "바람세기 버튼 2초만 누르면 자동건조 기능이 작동된다는 문구를 사용설명서에 한 줄 추가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인지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 해당제품의 리모컨에는 자동건조 기능 버튼도 없었다.
알고 보니 에어컨 리모컨도 공용이었고, 사용설명서도 해당제품 것이 아닌 공용 사용설명서였다고. 기능이 있음에도 사용설명서에 작동법을 적어놓지 않아 처음부터 이 부분에 주목하지 않은 소비자의 경우 제대로 기능을 사용하지 못할 수 있었던 부분이다.

이에 대해 대유위니아 측은 "위니아 벽걸이 에어컨 스마트 자동건조 기능이 홈페이지와 고객센터에서 명확히 설명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어  "고객 문의 접수 후 홈페이지의 해당기능 설명 표현을 바로 잡았으며, 고객센터와 전국 영업장에 스마트 자동건조기능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공유하고 사용설명서 수정도 검토 중"이라며 "고객이 표기 오류에 의해 사용불편을 겪음에 따라 사과하는 의미로 적절한 보상을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