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소비자 민원 40% 급증...코로나19로 온라인몰·여행 관련 폭증
자동차·외식업·화장품·패션은 감소
2020-08-19 조윤주 기자
유통뿐 아니라 올해 상반기 소비자 민원은 코로나19 여파로 변화가 적지 않았다.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며 온라인몰, 홈쇼핑 등 온라인 이용자가 늘면서 소비자 불만이 크게 늘어난 것을 비롯 항공, 여행 관련 취소·환불 불만이 치솟았으며 해외여행 불가로 국내여행 수요가 늘면서 숙박앱 민원도 폭증했다.
반면에 코로나19로 외출과 모임 등 사회생활이 줄고 밀폐공간을 기피하면서 자동차, 패션, 화장품, 외식업, 영화관 등에 대한 건수는 감소됐다.
올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소비자고발센터 등에 접수된 피해 제보는 총 3만7561건으로 지난해(2만7760건) 대비 35.3% 증가했다.
◆ 소비자 불만 유통 가장 많고 이어 통신→렌탈서비스→가전→금융 순
온라인몰, 홈쇼핑, 대형마트, 편의점 등이 포함된 유통의 상반기 총 제보 건수는 5501건으로 지난해(3341건)보다 39.3% 급증했다. 이중 쿠팡, 티몬, 위메프, G마켓, 옥션, 11번가, 인터파크 등 온라인몰에서 발생한 제보건수가 전체의 4분의 3 가량 차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거래가 일상화되며 이용자가 몰리자 소비자 불만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 3월 마스크가 품귀 현상을 빚자 마스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가 하면 일부 판매자들이 결제가 완료된 후에도 주문을 취소하고 가격을 올려 판매하는 등의 변칙영업으로 소비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배송이 밀려 수개월 기다렸는데 멋대로 주문을 취소당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했고 상품 가치가 없는 제품을 판매해 원성을 샀다.
또한 대부분 온라인몰이 직매입 상품이 아닌 이상 판매자가 별도 사업자라는 이유로 피해 구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소비자 불만이 극에 달했다.
온라인몰 특수가 이어지면서 고객센터 불통으로 인한 잡음도 일었다. 고객센터 인력과 서비스는 제한적인데 주문량이 급격히 늘면서 소비자들의 문의도 함께 증가한 때문이다.
온라인몰뿐 아니라 대형마트까지 너나할 것 없이 신선식품 등 빠른 배송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배송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허위과대광고를 지적하는 소비자 민원도 크게 늘었다.
2위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서비스로 제보 건수가 총 2047건으로 지난해보다 18% 소비자 불만이 늘었다.
이동통신에서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5G가 상용화됐음에도 여전히 통신불량과 네트워크 접속 품질 문제로 소비자 제보가 빗발쳤다. 좋은 조건으로 휴대전화를 개통해주겠다는 불법 TM 피해도 여전했다.
통신도 코로나19 영향을 피하지 못하며 예상치 못한 제보가 다발하기도 했다. 통신사에서 운영하는 IPTV·디지털TV에서 등교가 미뤄진 학생들이 부모 모르게 유료 컨텐츠를 결제하는 일이 빈번해 요금 분쟁으로 이어졌다.
이어 여행과 항공 등이 포함된 서비스업은 28.3% 증가한 1323건의 민원을 기록하며 3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은 항공, 여행업은 취소와 환불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외국계 항공사의 경우 국내 업체보다 환불에 인색한 모습을 보여 소비자들의 울분을 샀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막히며 국내여행이 늘어나자 숙박앱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106.7% 폭증했다.
서비스업에 포함된 택배업종은 온라인 거래가 늘며 이용자가 증가했음에도 제보 수는 3.9% 감소하며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렌탈 서비스(1196건)와 가전(1128건)도 각각 1000건 이상의 많은 소비자 제보가 발생하며 뒤를 이었다.
특히 렌탈(1196건)의 경우 코웨이 CS닥터 파업이 장기화되며 서비스가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자 민원이 폭증해 지난해 상반기보다 54.2%나 소비자 불만이 늘었다. 가전(1128건)은 5.1% 증가에 그치며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의 TV와 세탁기 품질 문제가 여전했으며 건조기의 옷감 손상 문제나 제습기, 공기청정기 등 가전 AS 관련 제보도 빈번했다.
총 538건의 제보가 접수된 금융에서는 손해보험과 생명보험 민원이 절반 이상 차지했다. 보장내역에 대한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불완전판매가 여전한 고질병폐로 드러났고 보험금 지급에 대한 불만도 컸다.
카드사는 34.1% 증가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업무 과부화로 전산 및 시스템오류, 상담원의 안내 미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졌다. 특히 은행과 증권사는 지난해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 관련한 민원이 많았다.
자동차, 식음료, 휴대전화, 생활용품 등은 소비자 민원 건수가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하고 밀폐공간을 기피하는 현상이 지속되며 이같은 양상이 나타난 걸로 보인다.
자동차는 국산차와 수입차 할 것 없이 나란히 민원 건수가 10%가량 감소했고 치킨과 패스트푸드 역시 20~ 30% 정도 줄었다. 반면 스타벅스 등 카페는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예년보다 소비자 불만이 44.6% 늘었고 식품 변질, 이물 혼입 등 식음료 업종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밖에 교육(11위, 194건), 게임(12위, 145건), 건설(13위, 59건)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