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외부지갑 등록’ 정책 또 변경...가상자산 거래소마다 화이트리스트 기준 제각각
2022-01-27 문지혜 기자
코인원은 지난 24일 ‘화이트리스트’로 불리는 외부지갑 등록 절차를 도입한 이후 기존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빗썸은 벌써 두 차례 기준이 변경됐다. 신한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맺은 코빗은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업비트는 아예 도입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빗썸은 26일 오후 공지사항을 통해 “자금세탁방지 위험평가 결과에 따라 출금지갑 주소 등록 정책이 변경됐다”고 안내했다.
화이트리스트는 신뢰할 수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지갑이나 개인 지갑을 각 거래소에 등록하고 등록되지 않은 지갑에서 거래를 아예 막는 고객확인제도다.
빗썸은 지난 19일부터 화이트리스트 사전등록을 시행했는데 당시 개인식별 정보가 없는 지갑이라 하더라도 직접 빗썸 오프라인 고객센터에 방문해 대면심사를 거치면 등록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이에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지만 개인 식별이 안돼 ‘화이트리스트’ 대상에서 제외됐던 이더리움 가상자산 지갑 ‘메타마스크’도 등록이 가능했다.
위험평가 심사가 완료된 9곳은 ▲코인베이스 ▲크라켄 ▲코인체크 ▲비트플라이어 ▲바이비트 ▲제미니 ▲코인리스트프로 ▲페멕스 ▲비트뱅크 등이다. 위험평가 심사가 추가로 진행되면 등록 가능 업체 역시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빗썸이 두차례에 걸쳐 화이트리스트 조건을 바꾼 이유는 실명계좌 계약을 맺고 있는 NH농협은행 측의 요구로 풀이된다.
양 쪽 모두 외부에 계약조건을 발설하지 않는다는 조항으로 인해 명확하게 설명하진 않지만 계약을 연장한 지난해 9월 NH농협은행은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화이트리스트를 도입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가상자산 거래소마다 등록 가능 외부 지갑 기준이 달라 소비자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NH농협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맺은 곳은 빗썸 뿐 아니라 코인원이 포함돼 있는데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화이트리스트를 도입한 코인원은 지난해 12월30일부터 1월23일까지 예비 등록 당시 고지한 정책을 변동 없이 시행하고 있다. 코인원은 빗썸과 달리 ‘본인 식별정보’가 명확히 기재된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맺고 있는 코빗도 화이트리스트 도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계약 내용에 화이트리스트 등이 포함돼 있는지는 언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케이뱅크와 실명계좌 계약을 맺은 업비트는 계약 조건에 ‘화이트리스트 정책’ 내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