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말 듣고 수술했다간 큰 낭패...보험금 미지급에 소비자 뿔났다
보험금 관련은 보상 담당부서에 문의 바람직
2022-06-20 이예린 기자
사례 2# 대전시 서구에 사는 김 모(여)씨는 백내장 진단을 받고 KB손해보험 상담원에게 수술 시 보험금 지급이 가능한지, 필요 서류는 무엇인지 수차례 확인했다. 수술 후 보험급 지급을 요청하며 모든 서류를 냈지만 갑자기 ‘세극등현미경검사지’ 제출을 요구받았다고. 김 씨는 상담원으로부터 안내 받은 적이 없다고 항의했지만 보험사는 "해결 방안이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김 씨는 "안내 때 언급하지도 않고 약관에도 없는 세극등 현미경 영상 사진이 없다는 이유로 외부 의료자문 동의를 강요하며 3개월째 심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억울해 했다.
수술이나 치료 전 보험설계사나 상담원 안내만 믿고 진행했다가 보험금을 받지 못해 손해를 입었다는 소비자 불만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원칙적으로 설계사나 일반 상담사는 보험금 지급 등 보상에 대해 확정적으로 알 수 없다. 보험금 관련해서는 보상 담당부서에 문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잘못된 안내로 피해를 봤다면 보험사 소비자보호센터에 도움을 요청해 사실이 확인되면 구제받을 수 있다.
소비자고발센터(goso.co.kr)에 따르면 수술이나 치료 결정 전 설계사나 상담사 문의를 통해 보험금 지급 여부를 확답받고 수술을 결정했는데 보험금을 받지 못했다는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소비자 불만은 ▶설계사 및 상담원이 보험금을 100% 지급받을 수 있다고 장담했지만 막상 수술 후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는 사례 ▶필요 서류를 안내받아 구비했음에도 세극등 현미경 검사지 등 추가 서류를 제출하라는 사례가 주를 이뤘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흥국화재, 롯데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등 손해보험사는 물론 삼성생명, 흥국생명, 라이나생명, 하나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푸르덴셜생명, NH농협생명, KDB생명과 KB생명, ABL생명, 푸르덴셜생명, 처브라이프생명 등 대부분 보험사에서 발생하는 문제다.
설계사나 상담원 안내로 손해를 입었어도 소비자가 보상받기란 쉽지 않다.
보험 상품 가입 전 약관 안내가 녹취돼있고 서류상 소비자 사인이 있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를 짚을 수 없다. 또 소비자의 일방적인 입장만 듣고 설계사의 잘잘못을 판단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설계사는 보험금 지급 결정 권한이 없다. 보험금 청구 시에 이같은 문제가 발생해도 법적 책임이 아닌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있을 뿐이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 소개 중개 행위를 할 뿐 계약체결 및 보상에 대한 어떠한 권한도 없다"며 "제보 사례의 경우 설계사가 '100% 보험금 수령이 가능하다'라는 말을 실제로 했는지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피해가 접수되면 소비자보호관련부서 및 보상부서에서 재검토와 재심사를 통해 면부책여부를 다시 검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가입자의 상태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설계사나 상담원이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하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하다"며 "업무 영역에서 벗어난 행위이기 때문에 별도의 법적인 책임을 물지는 않지만 도의적 책임을 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KB손해보험은 양쪽 렌즈 가격이 400만 원 이하인 경우 지급심사를 간소화해 보험금을 지급하며 그 이상되는 과잉 청구시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며 "보험금 심사에 필요한 서류가 보험약관에 일일히 명시돼 있지는 않고 표준약관에 '사고증명서 등'이라고 기재돼있는데 백내장의 경우 세극등 서류가 그에 해당한다"라고 말했다.
설계사와 상담사의 오안내로 인한 피해가 명확할 때는 각 보험사 소비자보호센터에서 사실 확인 후 설계사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경우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상품 특성상 상황에 따라 보상이 명확하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설계사나 상담사는 보상과 관련해서 단정지어서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만약 설계사나 상담사가 확정지어 말해 피해를 받았을 경우 각 사 소비자보호센터 보상부서에 연결 후 잘못된 점을 찾아 설계사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