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쪼그라드는 체크카드...청년층 간편결제 늘고, 카드사는 수익성 없어 외면
2023-02-14 원혜진 기자
카드사들이 사실상 수익이 제로에 가까운 체크카드보다는 신용카드 영업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체크카드 주 고객층인 1020세대를 중심으로 간편결제, 후불결제 서비스 이용이 활발해진 것도 큰 영향을 끼쳤다.
아직 일부 은행계 카드사는 미래고객 유치 차원에서 은행과 연계한 중·고등학생 학생증 카드, 신학기 체크카드 이벤트, 용돈 통장 등 다양한 상품 개발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1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체크카드 발급량은 6127만 장으로 집계됐다. 1년 새 140만 장(-2.2%) 가까이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 2019년과 비교하면 480여 만 장이 사라졌다. 특히 지난 2020년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금융이 확대되고 카카오, 토스 등 간편결제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면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체크카드 발급량이 가장 많은 곳은 신한카드로 지난해 2062만6000장을 기록, 전년 대비 0.9% 소폭 감소했다. 이어 KB국민카드가 전년 대비 0.5% 줄어든 1777만4000장을 기록했다.
우리카드의 경우 같은 기간 1159만9000장에서 1065만 장으로 발급 매수가 무려 94만9000장 감소하면서 은행계 카드사 가운데 체크카드 발급량이 가장 적었다.
이어 삼성카드와 롯데카드가 각각 59만5000장, 54만2000장으로 16.4%, 19.7%씩 감소했다.
카드사들의 체크카드 발급량이 줄어든 이유는 크게 ▲간편결제, 후불결제가 활성화된 영향과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보다 신용카드 영업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미리 돈을 충전하거나 계좌와 직접 연동해 사용할 수 있고, 후불결제 역시 카드 없이 물건 등의 구입이 가능하다. 이들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체크카드 수요가 빠져나간 것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체크카드 수익이 '제로'에 수렴하는 데다 체크카드 특성상 카드론, 현금서비스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발급량 감소에 대응할 유인이 부족한 상황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체크카드의 경우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인해 신용카드 보다 수익성이 떨어지고 사실상 적자에 가깝다"며 "최근 고객들의 선호도도 신용카드에 집중돼있다 보니 신용카드 상품에 대한 혜택, 마케팅 등을 중점적으로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은행계 카드사들은 미래고객 유치 차원에서 10대~20대 초반 Z세대를 겨냥한 체크카드 상품이나 혜택, 이벤트 등을 선보이고 있다.
한 은행계 카드사 관계자는 "체크카드의 경우 당장의 수익성 부분에서는 메리트가 없지만, 주 고객층인 10~20대 등 미래고객 유치 차원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은행과 연계한 체크카드 상품 혜택이나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편리하고 다양한 서비스가 탑재된 간편결제에 집중된 수요를 되돌리기 위해선, 체크카드 상품에도 이에 비견될만한 특별한 혜택이 담겨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원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