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발행어음 '5호' 사업자 희망 보인다...자기자본 등 초대형 IB 도약 준비

2023-04-14     원혜진 기자
하나증권이 올해 3분기를 목표로 발행어음 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현재 초대형 IB 4곳이 독점 중인 발행어음 시장에 '5호' 사업자로 올라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나증권은 자기자본 기준, 조직 완비, 순자본비율 관리 등의 정량적 요건뿐만 아니라 정성적 평가에도 대비하는 등 만반의 채비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강성묵 대표를 비롯해 경영진의 수익원 다각화 의지가 강하다"라며 "발행어음 시장은 점점 확대되고 있고, 큰 자금이 흐르기 때문에 당사 수익원 다각화에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5조8477억 원으로 전년 5조3071억 원 대비 10% 순증했다. 지난해 4월 자금 조달을 위해 모회사인 하나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약 50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자본 확충에 성공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자기자본의 2배까지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으로, 초대형 IB로 지정된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증권사에 한해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아 판매할 수 있다. 현재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4곳에서 취급 중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 발행어음 잔고는 30조343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조6000억 원이나 늘었다. 금리가 급등하자 초단기·고금리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얻었다. 

하나증권은 이미 지난 2020년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조건을 충족했으며 현재 자기자본 규모가 업계 5위 수준이다. 키움증권‧신한투자증권‧메리츠증권 등 다른 초대형IB 후보군과 비교했을 때 7위인 메리츠증권과 5000억 원 이상 격차가 난다. 

순자본비율(NCR) 역시 1051.2%로 전체 58개 증권사 가운데 12위 수준으로 매우 양호한 편이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말 IB부문 및 내부통제 강화에 집중한 조직개편을 통해 초대형IB 도약을 위한 기틀을 재정비한 바 있다. 

IB(기업금융)에선 중복되던 본부 기능을 재편해 정예화하고, 관리 기능 강화를 위한 IB솔루션 1, 2, 3실을 신설했다. 또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독립성 강화를 위해 기존의 리스크관리본부와 더불어 투자심사본부를 신설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요건뿐만 아니라 내부통제 및 위기관리 능력, 법률 리스크 등의 까다로운 평가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조건을 갖추었고, 현재로서는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정성적 평가 요인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라고 내다봤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원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