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처리기 'AS 무응답', 온라인몰 '먹튀 피해' 민원 급증...다이어트약 제보도 잇따라

1월 제보 5000건 육박...가전·렌털 32% 급증

2024-01-29     조윤주 기자
# 부산 북구에 사는 이 모(여)씨는 렌털한 싱크리더 음식물 처리기가 최근 고장 났는데 AS를 받지 못해 고통을 받고 있다. 음식물 처리기에 에러 코드가 뜨고 작동이 되지 않는 상태다. AS 받으라는 안내 멘트가 나와 업체 사이트 채팅창으로 AS를 접수했으나 전혀 응답이 없는 상황이다. 이 씨는 "음식물 처리기가 고장나 싱크대도 사용 못한 지 2주가 넘어가고 있다. 렌털료는 납부 중인데 언제 해결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 충남 천안에 사는 고 모(여)씨는 3주 전 온라인몰 웁스 사이트에서 에어팟프로 결제 후 2시간 뒤 바로 취소했으나 3주째 돌려받지 못해 애를 끓이고 있다. 결제한 신용카드 회사에 취소 요청을 했으나 이미 매출 자료가 넘어간 상태라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고 씨는 "카드사에도 현재 똑같은 문의 접수가 많은 상황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제발 빨리 결제를 취소해 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 경기도 시흥에 사는 김 모(여)씨는 온라인으로 다이어트 보조제를 약 30만 원에 구매했다. 개인 체질에 맞춤 제작됐다는 보조제를 받아 보니 중국에서 만들어진 제품으로 누가 봐도 대량 생산품이었다고. 게다가 복용방법도 적혀 있지 않는 등 불신이 생겨 물건을 받자마자 환불을 요청했다. 하지만 업체 담당자는 김 씨의 체질에 맞춘 제품이라 반품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김 씨는 "개인 맞춤 보조제라더니 어딜 봐도 그냥 대량으로 만들어진 상품"이라며 환불을 촉구했다.

올 1월 들어 음식물 처리기 AS 지연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급증했고 새해를 맞아 다이어트 보조제에 관한 피해 호소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 이어 주문만 받고 먹튀하는 온라인몰 사기 사이트 피해도 속출했다.

29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1월1일부터 25일까지 약 한달 간 제기된 소비자 제보를 분석한 결과 총 4957건으로 전월 대비 0.6% 증가하며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음식물 처리기 업체의 AS 지연과 고객센터 연결 불통으로 소비자 불만이 쏟아지면서 가전·렌털 민원 건수가 30% 이상 급증했다. 게임은 특정 업체의 이슈보다는 여러 게임사에서 대동소이한 불만이 고르게 나타나면서 70%에 달하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식음료 부문은 전체 제보는 17%가량 감소한 가운데 새해초다 보니 다이어트 제품의 부작용, 효과 없음으로 인한 반품·환불 갈등으로 관련 제보가 약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어 가구(23%), 교육(22.9%), 건설(30.4%) 등도 두 자릿수의 가파른 증가율을 보였다. 유통(7.7%)과 금융(9.2%)은 한자릿수 증가에 그쳤으나 전체에서 제보 비중 상위권이다 보니 실제 발생한 민원은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통신(-18.3%), 자동차(4.2%), 항공·여행(-5.3%) 등은 한 자릿수 비율로 소비자 불만이 감소했다.

이달에는 싱크리더 음식물 처리기의 소비자 불만이 급증하며 전체 가전 민원의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싱크리더는 이달 발생한 가전 제보 중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소비자 불만이 들끓었다.

주요 내용은 ▲고객센터 및 온라인 챗봇 상담 연결이 원활하지 않거나 ▲제품 설치는 물론 AS 접수 및 처리까지 수일 또는 수개월 소요된다는 내용이다. 음식물 처리기는 군소업체들이 난립해 서비스 지연은 다른 업체들에도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다. 다만 이번에는 싱크리더의 모든 소통 창구가 불통이 된 데다 구매자들에게 어떠한 안내도 없어 소비자 피해와 우려만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에서는 4399코리아, 라이엇게임즈, 소니코리아, 엠게임, 닌텐도, 소니코리아 등 다양한 게임사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제기됐다.

무고밴, 핵 방치, 미성년 자녀가 부모 동의 없이 결제한 건에 대해 환불을 요청하거나 게임 내 비매너인 유저를 신고해도 조치가 없다는 등 불만 유형도 다양하다. 다만 도움을 청하거나 문제 해결을 요할 때 적극적인 응대가 아쉽다는 의견은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유통에서는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온라인몰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온라인몰 웁스는 하루에 약 4건꼴로 제보가 발생하는 등 대형 유통사와 맞먹을 정도로 소비자 불만이 쏟아졌다. 주로 어그부츠, 아이폰, 에어팟 등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품목을 판매한 뒤 수 개월간 배송하지 않거나 환불 요청을 처리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했다. 

이외에 커피 제품을 판매한 한 온라인몰은 가입 후 로그인이 안 되거나 구매 후 수일째 배송이 안 되고 환급을 문의해도 고객센터가 먹통이라는 소비자 불만이 속출했다.

식음료는 전체 민원은 줄었으나 새해를 맞아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관련 제품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광고하는 상품을 결제했다가 피해 보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다이어트 보조제 사용 후 효과가 없을 경우 100% 환불이 가능하다고 해놓고 모르쇠로 일관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식이요법 없이 제공한 보조제만으로 살이 빠진다고 해놓고 효과가 없자 식이요법을 권하고, 그래도 안되니 단식을 하라는 황당한 사례도 있었다. 또한 제품을 먹고 효과가 없다고 따지자 2단계, 3단계를 진행하자며 추가 결제를 요구하는 일도 빈번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