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택시에 설치한 앱 미터기 툭하면 작동 오류...단말기업체 - 택시조합 갈등 분출
"기기 결함" vs. "설치 과실"
2024-06-06 신은주 기자
개인 택시에 설치한 앱 미터기 작동 오류로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는 가운데 이 문제를 놓고 단말기 업체와 택시조합 갈등이 분출하고 있다.
택시조합은 "앱 미터기가 계속 고장 나 영업 손실을 보고 있다"며 보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업체 측은 "전국의 택시 6만5000여 대가 동일한 제품을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으며 해당 사례는 설치의 오류 때문"이라고 맞섰다.
원주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조합원 1200여 명은 지난해 12월 기존에 사용하던 전기식 택시미터기를 티머니 앱 미터기로 교환했다. 원주 개인택시조합은 기기 교체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8년 동안 앱 미터기를 사용하면서 카드 수수료의 일정 비율을 납부하기로 했다.
문제는 앱 미터기 교환 이후 오류가 자주 발생했다는 점. 운전자의 조작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주행요금이 터무니없이 많이 나오거나 적게 나오는 상황이 하루에 2~3건 이상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원주 개인택시조합에 따르면 이러한 오류가 발생한 앱 미터기는 180여 대, 납품 물량의 15% 상당이다.
조합 측의 항의로 티머니 측은 지난 5월20일부터 22일까지 원주 개인택시조합의 앱 미터기 오류에 대한 점검 및 조치를 완료하고 27일부터는 추가로 한 곳의 AS 대리점을 개설해 AS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원주 개인택시조합 측은 이미 티머니 앱 미터기에 신뢰를 잃었다는 입장이다. 원주 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티머니 측이 추가 선정한 대리점에서 최근 설치 점검을 받았지만 설치에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티머니 직원들이 현장에 와서 점검하고 일부 조치했지만 이후에도 오류는 발생하고 있다. 오류 발생 기기는 신제품으로 교환해 준다고 했지만 이전에도 교환한 기기가 또다시 고장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택시조합은 티머니 측에 5개월 간의 영업손실에 대한 보상과 오류가 발생하는 앱 미터기를 티머니 기기가 아닌 타사 기기로 교체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기 자체에 문제가 있으니 동일한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원주 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앱 미터기 작동 오류로 주행요금에 이상이 있을 뿐 아니라 AS센터에서 기기를 교체하는 시간도 소요된다"며 "그러면 또 영업을 못하기 때문에 상식적인 선에서 보상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티머니 측은 기기 오류가 아닌 설치 문제라고 반박했다.
티머니 관계자는 "티머니 앱 미터기는 2022년 5월부터 서울 등 전국 택시 약 6만5000여 대가 장애나 문제없이 잘 운영해 오고 있다"며 "원주 지역에서도 법인택시를 포함해 약 2000여대가 문제없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원주 법인택시 A교통 관계자에 따르면 A교통 법인택시 600여대는 지난해 5월15일 티머니 앱 미터기로 교체한 뒤 현재까지 오류 없이 기기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티머니는 이번 사례가 기기 오류가 아닌 설치 업체의 설치 과실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티머니 관계자는 "원주 개인택시사업조합의 사례는 원인 조사 결과 설치업체의 설치 과실로 밝혀져 이에 대한 AS와 보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원주 개인택시조합의 앱 미터기 설치 업체는 원주 개인택시조합 내에서 추천으로 선정했다. 티머니 측에 따르면 앱 미터기 설치는 일반적으로 기존 티머니와 계약했던 대리점이 진행한다.
티머니 측은 원주 개인택시조합에 여러 차례 기존 계약했던 대리점에서 설치할 것을 권유했음에도 조합 측이 자의로 설치 업체를 선정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원주 개인택시조합은 티머니가 추가 선정한 곳에서 AS를 받아봤지만 설치에는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기기 문제라고 주장했다.
티머니 관계자는 "기기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면서 "당사는 유지 보수 업체도 사업자를 위해 추가로 선정하는 등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신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