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ELS 여파 10대 증권사 분쟁건수 급증...한국투자·미래에셋·KB증권 2~3배 이상 늘어
2024-09-25 이철호 기자
분쟁건수가 최다인 한국투자증권은 전년보다 2배 넘게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 KB증권도 3배 이상 크게 늘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분쟁건수는 총 95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3% 증가했다. 전체 증권사의 분쟁건수가 전년 동기보다 20.7% 감소한 1125건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전년 동기 대비 173.7% 증가한 260건으로 민원건수가 가장 많았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도 각각 251.9%, 242.6% 증가한 190건, 161건이었다.
이어 신한투자증권이 83.3% 증가한 110건이었으며 삼성증권이 30% 증가한 104건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올해 상반기 분쟁건수가 지난해 대비 88.2% 줄어든 2건에 불과했으며 대신증권도 지난해의 1/3 수준인 25건이었다.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도 분쟁건수가 감소했다.
전체 증권업계 분쟁건수가 감소한 것은 IPO(기업공개) 공모 과정에서의 전산장애 문제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DB금융투자는 지난해 상반기 바이오인프라 상장 당시 전산시스템 오류 문제로 인해 분쟁건수가 801건이나 됐으나 올해 상반기는 25건으로 대폭 줄었다.
이와 달리 대형사의 분쟁건수가 대폭 증가한 것은 상품판매 관련 분쟁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홍콩H지수 ELS의 대규모 손실발생으로 인해 파생상품과 관련된 증권사와 투자자 간 분쟁이 심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0대 증권사의 상품판매 관련 민원은 총 84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배 늘었다. 특히 ELS, DLS, ELT 등 파생결합증권 관련 민원은 총 71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배 이상 증가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홍콩H지수 ELS 관련 분쟁이 증가한 것 이외에는 특별히 다른 부분에서 분쟁이 커진 적은 없다"며 "내외부 채널을 통해 접수된 민원의 처리 과정과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분쟁신청 전후 소송을 제기한 '분쟁중 소제기'는 올해 상반기 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건 줄었다.
증권사별로는 한화투자증권이 2건으로 가장 많았다. 한화투자증권은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아 정확한 소송 제기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외에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DB금융투자가 각각 소제기건수 1건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소제기건수가 있었던 메리츠증권, 유안타증권은 올해 단 한 건도 없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