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경영] NH투자증권, 고객 300명에게 매일 '주가조작 위험' 문자 보내는 까닭은?...빅데이터 분석으로 피해예방 앞장

2024-10-04     이철호 기자
['소소한 경영'은 소비자를 소중히 하는 경영,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도모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거창한 구호보다는 소비자를 위해 세심하게 고민하고 진정성 있게 실천하려는 노력이 소비자 중심 경영의 초석이 되리라 기대해 봅니다.]  

주가 형성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주가조작으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위원회에 통보된 시세조종 사건은 총 23건으로 2022년 대비 27.8% 늘었다. 주식시장 불공정거래로 인한 부당이득 규모도 건당 평균 79억 원으로 2022년 대비 71.7% 증가했다.

지난해는 SG증권발 하한가 사태,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 등 대형 주가조작 사건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피해가 극심했다. 검찰 수사결과 SG증권발 하한가 사태로 주가조작 조직이 얻은 부당이득 규모는 7305억 원, 영풍제지 사태에서 범인들이 얻은 부당이득은 6616억 원에 달했다.

증권업계 역시 주가조작 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의 증권사는 이상거래, 시세조종 등이 의심되는 종목이 있을 경우 해당 종목의 신용대출(신용융자)를 중단하고 위탁증거금을 100%로 상향하는 방식으로 투자자 보호에 나서는 수준이다.

NH투자증권(대표 윤병운)은 주가조작 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보유한 고객에게 위험 안내 경보를 보내는 '주가조작 위험경보시스템'을 증권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5월부터 도입했다. NH투자증권은 최근에도 매일 약 300명의 고객에게 경고성 안내 문자를 보내고 있다.

주가조작으로 인한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라는 것이 NH투자증권 측의 설명이다.

NH투자증권 주가조작 위험경보시스템은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다. 과거 주가 조작으로 반대매매가 일어난 종목들의 공통점을 찾아 의심 종목을 선별하고 해당 종목에 투자하는 고객에게 안내 문자를 보내는 방식이다.

주가조작 위험 종목의 선정 기준은 △52주 최고가 대비 현재가 80% 이상 급등 △자본금 300억 원 미만 △평균거래대금(1, 3, 6개월) 150억 원 미만 등이다. 코스피 200 종목은 제외된다.

이들 조건에 해당하는 종목에 대해 신용잔고를 보유한 고객에게는 의도적인 주가 급등과 대량의 매도 물량으로 단기간에 주가가 폭락하는 사례를 주의할 것을 당부하는 문자가 발송된다.

주가조작 의심 사례가 있을 경우 수사기관이나 금융감독원, NH투자증권 고객지원센터에 적극 신고할 것을 알리는 내용도 담겨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SG증권발 대량 매도 사태가 발생하면서 주가 조작 의혹과 함께 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며 "이에 유사한 패턴을 가진 종목들을 분석하고 이를 보유한 고객에게 유의종목 메시지를 보내 안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고객에게 발송되는 주가조작 경고성 안내 문자.

NH투자증권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2만여 명의 고객에게 주가조작 위험경보 시스템을 통해 경고성 안내문자를 발송했다. SG증권 하한가 사태 이후에도 6월경 한 주식카페와 연루된 5종목 하한가 사태가 벌어진 시기였다.

당시 주가조작 위험 종목을 보유하고 있어 경고문자를 발송받은 고객 중 38%는 문제가 되는 종목을 매도했다. 계속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가 무더기 하한가로 큰 손해를 볼 위험에서 벗어난 것이다.

지난해 고객들의 주가조작으로 인한 피해를 막은 위험경보 시스템은 현재도 운영되고 있다. 향후에도 주가조작 피해를 선제적으로 최소화해 고객 리스크 관리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유의종목 보유 고객에게 주의를 환기하는 주가조작 위험경보 시스템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향후 대상 고객을 확대해 서비스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