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부동산 부실 PF 정리 지지부진한 저축은행에 채찍...웰컴·한국투자·OK 등 CEO 내달초 소집
2024-10-31 신은주 기자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부동산PF 부실 사업장 정리가 더딘 저축은행 CEO들을 11월 초에 소집할 계획이다. 웰컴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 OK저축은행 등 대형사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집 대상인 대형사 관계자들은 "최대한 당국 기준에 맞춰 처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저축은행 업권의 경공매 대상 PF 규모는 2조1000억원으로 이가운데 1800억원이 정리됐다. 약 8%가 정리된 것이다. 반면 새마을금고는 26%가량을 정리했으며 증권은 13.5%를 정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현재 경영실태평가를 받고 일부 은행들은 적기시정조치를 받을수 있는 상황"이라며 "빨리 건전성 부담을 덜어내야 적기시정조치를 안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은 대부분 대주단을 구성해서 대형사, 소형사들이 같이 부동산PF에 들어가있는데 '우리 회사는 여유가 있으니까 안 팔고 기다리겠다'하면 형편이 급한 저축은행은 더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축은행 전체적으로 건전성을 제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본적으로 부실자산에 대해서는 최대한 빨리 처분하도록 명시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11,12월을 부동산PF 정리 골든타임으로 보고 부실채권 매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CEO 면담 뒤에도 추가 점검이 필요하다면 현장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은 PF 정리를 안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으며 현재 경공매 시장에 공급이 많아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경공매 시장은 상당히 초과 공급 상태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시간이 더 지나면 값이 떨어질 거라고 보기 때문에 수요가 적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저축은행들이 PF를 반값에 내놓기에는 손실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며 "회사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타이밍을 보면서 매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원금 이상 받아올 수 있는 괜찮은 건은 계속 처리하고 있다. 다만 부동산PF 자산이 많은 곳은 경공매로 많은 금액을 정리했어도 비율이 적어보이기 때문에 더딘 것처럼 보이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PF는 한 회사만 들어가지 않는다. 대주단 합의를 해야 경공매가 가능하다. 만약 어떤 회사가 경공매하지 않겠다고 하면 팔 수 없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부동산PF 정리 계획서도 제출했고 실제 진행된 건도 있다"며 "시간이 차츰 지나면서 정리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신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