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결산-게임] 갑작스런 계정 정지·버그 방치·확률형 아이템 의혹에 게이머 민원 집중
2024-12-23 송민규 기자
올해 1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소비자고발센터(goso.co.kr)에 제기된 게임 관련 민원은 281건으로 전년(367건) 대비 23.4% 감소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3월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개정안'을 시행하는 등 이용자 보호에 힘을 쏟은 데다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스마일게이트·카카오게임즈·위메이드·네오위즈 등 대부분 국내 게임사들의 지속적인 자정 노력 덕분에 민원이 감속한 것으로 분석된다.
◆ 갑작스러운 계정 정지에 유저 당혹...명확한 이유도 안 알려
주로 발생하는 문제는 계정 정지다. 게임사들은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정을 일정 기간 또는 영구적으로 정지시켰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문제가 될만 한 점이 없다며 항변했다.
일반적으로는 핵이나 버그 등을 사용한 경우 계정이 정지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어떤 플레이가 문제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악용 우려로 밝히지 않다 보니 갈등만 증폭되는 모습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 등 플랫폼을 통해 결제한 아이템을 환불받은 경우에도 계정이 정지되는 일이 빈번했다. 또 소비자가 게임사에 아이템 결제 취소를 요청해 수라한 뒤 계정을 정지시키는 사례도 적지 않게 발생해 원성을 샀다.
일부 소비자들은 수년, 십여년 간 게임을 계속하며 아이템 구매 등으로 수백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였는데 하루아침에 계정이 정지돼 손해를 봤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계정이 정지돼 고객센터에 문의해도 답변을 받지 못하거나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는 등 매크로 답변만 반복돼 불만을 키웠다.
게임 버그 탓에 정상적으로 플레이하기 힘들다는 민원도 쏟아졌다. 소비자들은 게임에서 버그가 다량으로 발생했는데 수익과 직결되는 결제 관련 버그만 우선적으로 수정하고 다른 버그들은 방치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어떤 게임은 아이템 복사 버그와 끊김 현상이 심각하고 점검 시간까지 길어져 소비자들이 환불까지 요구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같은 문제는 환불 갈등으로 이어지곤 한다. 소비자들은 버그 때문에 게임을 즐기기 어려우니 그간 결제했던 비용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게임사들은 일부만 돌려주거나 환불을 원천봉쇄하면서 다투곤 한다.
올해 게임업계를 달군 확률형 아이템 관련 민원도 이어졌다. 소비자들은 게임사에서 고지한 확률과 실제 적용된 확률이 다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잇따라 제기했다. 고지된 확률만 믿고 아이템을 구매했는데 계속 과금해도 원하는 아이템이 나오지 않으면서 확률 조작을 의심하는 민원들이 넘쳤다.
예컨대 한 소비자는 1% 확률로 고지된 아이템 상품을 579번 뽑아봤으나 모두 당첨되지 않았다며 황당해했다. 이 소비자는 “챗GPT에 물어보니 1% 확률로 당첨되는 게임에서 579번 연속으로 낙첨될 확률은 0.579%에 불과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