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삼세번 도전 케이뱅크, 이번엔 성공할까?
2025-03-13 박인철 기자
케이뱅크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IPO 안건을 의결했다. 지난 2022년 상장을 준비하다 2023년 2월 철회했고 지난해 10월에 다시 추진하다가 수요 예측 결과가 예상보다 부진하자 또 연기한 바 있다. 이번이 세 번째 추진이다.
호재는 있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자신감이 오른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11일 2024년 실적을 공시하며 당기순이익 1281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세웠음을 알렸다. 2023년(128억 원) 대비 10배가 올랐다.
신규 유입된 고객도 약 321만 명으로 지난해 기준 고객 수는 1274만 명까지 늘었다. 고객이 늘면서 수신도 성장을 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28조5700억 원으로 2023년(19조700억 원) 대비 49.8% 증가했다.
케이뱅크가 많은 고객 수를 바탕으로 은행 플랫폼으로서의 성장성을 얼마나 제시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지난 두 번의 IPO 추진에서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대한 과한 의존도를 지적받기도 했다. 지난해 9월 기준 케이뱅크의 업비트 예치금 비중은 전체의 14.5%다.
지속 주는 추세지만 가상자산 거래소와 제휴를 맺고 있는 은행들이 1% 미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다.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에서도 이런 점을 지적받으며 업비트의 사금고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빗썸이 국민은행과의 제휴를 시작하고 점유율을 높이면서 케이뱅크와 업비트의 관계도 새 변화를 맞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케이뱅크가 업비트와 협력 관계가 끊기더라도 탄탄한 재무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셈이다.
케이뱅크가 몸값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수요예측에서 케이뱅크의 희망 공모가 범위에 따른 시가총액 밴드는 약 3조9500억~5조3000억 원이었다. 그러나 수요예측으로 제시된 시가총액은 약 3조5000억 원에 그쳤다.
케이뱅크는 2026년 7월까지 상장을 마쳐야 한다. 2021년 유상증자 과정에서 MBK파트너스, MG새마을금고 등 재무적 투자자와 약속한 상장 기한이다. 이때까지 상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26년 7월부터 10월까지 동반매각청구권 및 풋옵션(미리 정한 가격으로 장래의 특정시점이나 그 전에 특정 대상물을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계약)을 행사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대주주인 비씨카드의 재무 부담이 커지게 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이번 의사회 의결은 다시 IPO를 시작한다는 선언일 뿐이고 거래소 예비심사 청구 시기 등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면서 “시장 상황이 개선된다면 조속히 추진할 것”이라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