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카카오톡을 통해 지인들에게 좋은 글귀를 보내왔다는 경기도 안산시에 사는 정 모(남)씨는 지난 4일 갑자기 카카오톡 이용정지를 당했다. 

안내 메시지에는 메일을 통해 문의하라고 했지만 2~3일이 지나도 답장조차 없었다고.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보니 타인에게 다량의 메시지를 보내 스팸으로 분류되거나 수신자가 스팸신고를 하면 바로 정지를 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정 씨는 "계정 정지 전까지 아무런 경고나 안내를 받지 못했다. 메일로 문의 후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계정정지 상태"라며 억울해 했다.

스마트폰 사용자 대부분이 사용하는 SNS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다음카카오가 사전 고지 없이 계정을 일시정지 또는 영구정지 처리해 이용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다음카카오 측은 스팸신고가 들어오거나 자체 규정을 위반한 사용자에 대해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계정 정지를 시킨다는 입장이지만 아무런 안내도 없이 일방적으로 차단하는 현재의 방식은 선의의 피해자가 양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결혼 청첩장이나 각종 안내 고지를 카카오톡으로 전송하는 경우가 많지만 수신자가 실수로 '스팸신고' 버튼을 누르거나 광고메시지로 오해받아 계정정지를 당해도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셈이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톡 서비스 이용제한 사유를 7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활동, 광고 및 스팸 등 광고성 활동 뿐만 아니라 금전거래, 차별·갈등조장 및 비정상적 활동 패턴을 반복적으로 보이는 경우다.

사용자 계정에 등록되지 않은 사용자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을 때 '스팸 신고'를 받으면 바로 계정을 사용할 수 없다. 일시정지는 1차(4일), 2차(30일), 3차(영구정지)까지 총 3단계이며 사유의 경중에 따라 바로 영구정지를 당하기도 한다.

이에 비추어볼 때 정 씨가 계정 이용정지를 당할 수 있는 가능성은 크게 두 가지다. 동일 내용의 메시지를 다수에게 보낸 것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은 수신자가 스팸 신고를 한 경우다.

정 씨는 메시지를 한 번에 지인 100~200명에게 보내기 때문에 혹시나 번호가 바뀐 지인이 친구 등록을 하지 않아 스팸 신고를 한 것 같다고 입장이다. 하지만 계정 정지에 대한 안내도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다음카카오 측은 자체 기준에 따라 사용자 계정이 일시 혹은 영구정지 조치를 내리고 있는데 고의성이 없다면 정상 사용이 가능하도록 안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스팸 신고가 일정 횟수 이상 들어온다던지 약관상 허용되지 않은 이용 패턴을 보인 사용자의 계정은 바로 정지시킨다"면서 "횟수를 비롯해 객관적인 지표는 이용자가 악용할 소지가 있어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전 예고없이 계정 정지가 되더라도 고객이 부당하다고 판단하면 고객센터를 통해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계정 정지를 해제시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