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제강(대표 이순형, 이휘령, 권병기)이 미국 반덤핑 관세율 최종판정이 낮아졌음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현대제철(대표 우유철), 넥스틸(대표 박효정) 등 경쟁사들이 미국 반덤핑 최종판정으로 관세율이 높아지자 내수시장 확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2일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유정용 강관(OCTG) 반덤핑 관세율에 대한 연례재심 최종판결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세아제강의 경우 지난 2014년 7월 원심에서 12.82%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았고, 과도한 관세율 부과라는 미국국제무역법원(USCIT)의 지적에 따라 지난해 10월 미국 상무부는 연례재심 예비판결에서 3.8%의 관세율을 부과했다. 그런데 이번 최종판결에서 예비판결보다 낮은 2.76%의 관세율을 부과받았다.
반면, 현대제철은 13.84%, 넥스틸은 24.9%의 관세율을 부과받았다. 예비판정에서 현대제철은 5.9%, 넥스틸은 8%를 받았지만 최종판결 결과 관세율이 대폭 높아진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으로 강관을 수출하는 국내기업 중 세아제강이 유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국내 강관 제조사들의 미국 송유관 수출은 지난 2016년 물량 기준 47만 톤, 금액으로는 2천900억 원 수준이다. 이 중 업계 1, 2위인 세아제강과 현대제철이 해마다 각각 10만톤 씩을 수출하고 있다.
세아제강은 2014년 북미 시장 수출액이 3천680억 원에 달했지만 유가 하락과 고관세 여파로 지난해 수출은 1천80억 원에 그쳤다. 관세 인하로 세아제강은 올해 미국 수출 물량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또 기존에 납부한 예치금 약 200억 원도 환급예정이기 때문에 올해 실적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미 수출 여건이 좋아진 반면, 내수시장에서는 역풍이 우려된다. 현대제철과 넥스틸은 미국으로 수출하는 유정용 강관 대신 건설용 등의 생산을 늘려 내수판매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2월 신설한 강관영업사업부를 통해 내수 영업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은 다수의 강관 대리점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강관영업사업부를 중심으로 대리점들의 유통 및 가공사업, 특정지역 거점역할 등 다양한 방면의 지원책을 마련하고 지원할 방침이다.
넥스틸도 미국국제무역법원에 제소하는 한편, 국내 영업도 강화하고 나섰다. 넥스틸은 타 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며 경기도에서 충남권에 이르는 중부권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수출 시장 다변화는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기 때문에 당장 판매가 쉬운 내수시장 확대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판단이다.
세아제강은 현대제철과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내수시장 1위를 수성하고 있지만 경쟁사들의 공세에 시달리게 됐다. 세아제강은 지난해 내수 강관 수요 337만톤 중 15% 수준인 50만톤을 판매했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타 업체들 대비 부담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트럼프 정부가 보호무역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어 안심하지 않고 추이를 보면서 대응하고 있다"며 "타사들의 내수시장 확대 움직임이 있지만 강관 리딩기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내수시장 방어에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