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대표 백정현)가 판매중인 신형 모델에서 잇따라 결함이 발생해 소비자들이 민원을 제기하고 나섰다. 더욱이 업체 측이 제때 관련 부품 수급을 하지 못해 수리마저 지연되면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전라도 광주시에 사는 박 모(남)씨는 올해 4월 7천200만 원 상당의 재규어 F-PACE를 구매했다. F-PACE는 지난해 출시된 재규어의 첫 SUV로 출시 전부터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모델이다.

박 씨가 차량을 구입하고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을 무렵에 △차량 문틈 이격 △운전석 삐걱거림 △CD플레이어·블루투스·내비게이션 미작동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박 씨가 이같은 사실은 공식 서비스센터에 알리고 차량을 입고 시켰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업체 측이 무상수리를 약속했지만 관련 부품이 없어 마냥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박 씨는 “한 달밖에 안된 차에서 이렇게나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 것도 억울한데 신차임에도 부품이 없어 제때 수리도 못하고 있다”면서 “재규어 측은 영국 본사에 부품을 요청했으니 기다리라는 말 뿐”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지난 8월 랜드로버의 올 뉴 디스커버리를 구입한 오산시 중앙동에 사는 박 모(남)씨 역시 원인 불명의 차량 결함으로 피해를 겪고 있다. 해당 차량은 9천300만 원 상당으로 지난 7월 출시된 신형 모델이다.

박 씨는 차량을 운행할 때면 원인모를 피부 가려움에 시달렸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박 씨가 차량 곳곳을 살펴보던 중 콘솔박스 내피에서 정체불명의 먼지가 끊임없이 분출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박 씨는 “처음에는 다리쪽에서 시작된 가려움이 온 몸으로 번지기 시작했다”면서 “혹시나 해서 콘솔 박스 안쪽을 물티슈로 닦아보니 정체 불명의 검은색 이물질(먼지)이 심하게 묻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콘솔박스 내피를 4차례 닦아내고 내부세차까지 했음에도 여전히 이물질이 끊임없이 묻어나고 있다”며 “내부 마감재질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박 씨에 따르면 업체측은 해당 증상에 대한 명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채 “영국 본사의 지침이 내려 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답변만을 내놓고 있다.

◆ 문제 해결 호소에도 '핑퐁 게임'만…피해 고스란히 소비자 몫

이처럼 재규어랜드로버의 신차에 크고 작은 결함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소비자 불만이 확산되고 있지만, 업체측은 책임을 전가하며 핑퐁 게임만을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F-PACE 차량 결함 문제를 제기했던 박 씨는 “재규어 딜러사는 한국지사로, 한국지사는 영국 본사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면서 “몇 달째 아무런 조치도 없는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같은 상황에 올 뉴 디스커버리 구매 후 ‘피부 가려움증’을 호소하던 박 씨는 결국 신차 구매 한 달 만에 1천200여만 원을 손해 보며 해당 차량을 중고차로 매각하고 말았다.

박 씨는 “건강과 직결된 문제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면서 “딜러사는 랜드로버코리아에, 랜드로버코리아는 영국 본사에 책임을 떠넘기며 시간을 끄는 통에 손실을 감수하면서 차량을 매각했다”고 밝혀왔다.

상황이 이렇지만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측은 사태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모양새다.

본지는 이번 신차 결함과 관련해 이달 7일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 측에 입장 확인을 요구했지만, 10여일이 훌쩍 지난 현재까지도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