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통신 등 총 30개 업종 196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7년 한 해 동안 소비자고발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민원을 분석해 기업별 민원 상황과 업종 및 업체별 민원 유형의 특징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항공사에 대한 소비자 민원은 항공권 취소·변경 수수료가 절반 가까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객기 지연이나 결항에 대한 불만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8개 국적항공사와 관련해 작년에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접수된 소비자 민원은 총 218건이다.
이 중 제주항공(대표 이석주)의 민원점유율이 37.2%로 가장 높았다. 이어 대한항공(대표 조양호) 16.5%, 이스타항공(대표 최종구) 10.6%, 아시아나항공(대표 김수천) 10.1% 순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996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규모면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뒤를 잇는 넘버3 항공사다. 그러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항공업계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우위를 점하고 있어서 제주항공의 실제 점유율은 4.7%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제주항공의 매출 대비 민원점유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히 고객센터 불통에 대한 소비자 민원이 집중됐다. 고객센터 김포 이전을 두고 제주도와 갈등을 빚으면서 불거진 이 문제는 오랜 시간 해결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포털사이트 등에는 '제주항공 고객센터 연결 TIP'이란 글이 수십건 게시될 정도로 고질적인 민원거리가 됐다.
다만 제주 고객센터와 별개로 서울에도 고객센터를 추가로 운영하면서 관련 민원은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매출 규모가 제주항공과 비교적 유사한 진에어(8883억 원)는 민원점유율이 9.6%에 불과했다.
지난해 11조8028억 원의 매출을 올린 대한항공은 규모는 50% 이상 점유하고 있지만 민원 점유율은 16.5%에 그쳐 회사 규모에 비해 민원발생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도 5조7888억 원의 매출로 실적 점유율은 30%에 육박했으나 민원은 10%에 불과해 양호한 것으로 분석된다.
◆ 항공업계, 수수료와 지연·결항에 민원 집중
민원 유형 분석결과 '수수료' 관련 불만이 33.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항공권을 발권한 후 취소, 변경 시 발생되는 수수료가 과도하게 많다는 소비자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특가 항공권 판매가 많아지면서 저비용항공사들 뿐 아니라 국적기까지 관련 불만 비중이 높았다.
최근 태풍, 안개 등으로 항공기 결항, 지연이 발생하면서 관련 불만이 20.6%로 뒤를 이었다. 기상 악화 등으로 지연·결항 시 미흡한 대처로 소비자 불만을 키우는 경향이 있었다.
항공권을 특가 판매해놓고 취소하거나 예약 누락, 발권에 오류가 생기는 등 문제도 12.4%로 빈번하게 발생했다. 고질적인 문제로 수하물 파손, 분실 등 문제도 11.5%로 집계됐다.
이밖에 노선,일정 변경이나 서비스 문제도 각각 4.6%. 3.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업체별 민원 유형 분석 결과 제주항공의 경우 수수료와 항공권 관련 불만이 각각 32.1%, 14.8%로 가장 높았다. 특히 제주항공은 고객센터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소비자 불만이 다수 발생하며 기타부문이 22.2%로 높게 나타났다. 고객센터 연결 지연으로 하루하루 수수료율이 높아지는 걸 발만 구르며 지켜봐야 했던 소비자들은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대한항공도 수수료와 지연결항에 대한 민원이 높게 집계됐다. 주목할만한 점은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11.1%로 8개사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국내 최고 항공사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불만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연과 결항에 대한 민원이 31.8%로 가장 많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운항 항공기 대수 대비 대한항공보다 지연과 결항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진에어(대표 최정호)는 항공권 수수료에 대한민원이 52.4%로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대표 정홍근)은 수하물 관련 문제가 유일하게 20%를 넘었다. 수하물이 파손되거나 분실 시 대처가 미흡하고 보상이 납득할 수준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에어부산 역시 지연·결항과 수수료 부분에 소비자 민원이 70% 가까이 집중되는 모습을 나타났다. 에어서울은 수수료와 노선, 일정 변경에 대한 불만이 각각 50%씩 나타났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