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측은 최근 업데이트 된 전자책 시스템버전에 대해 미리 인지하지 못해 안내가 부족했음을 인정하며 앞으로 보강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대구 남구에 거주하는 서 모(여)씨는 최근 주위 지인들이 서점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스페인어 공부를 하는 것을 보고 e-book(이하 이북) 구매를 결정했다.
구입한 스페인어 교재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이북을 볼 때 MP3가 동시에 구동되는 형식이었다. MP3를 따로 다운로드 받아서 청취해야하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이북 하나만으로 MP3를 들으며 책도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고.
지인들은 각각 교보문고와 YES24에서 이북을 구매해서 사용 중이었고 서 씨는 본인이 자주 사용하던 알라딘에서 동일한 책을 구매했다. 그런데 지인들의 어플리케이션과 달리 MP3가 구동되지 않았다. MP3 작동 바가 서 씨의 화면에선 아예 보이지 않았던 것.
전자책 불량이라고 생각한 서 씨가 환불을 요청했지만 알라딘은 "MP3기능이 필수가 아니고 이미 다운로드를 받았기 때문에 환불이 안 된다"고 답했다.
서 씨는 “미리 MP3가 안 된다는 것을 고지해줬더라면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외국어 교재에서 MP3가 재생되지 않는 건 도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며 불만을 표했다.
알라딘은 서 씨가 구매한 도서는 전자책 'EPUB 2.0'이고 MP3가 구동되는 지인들의 도서는 'EPUB 3.0' 도서로 책 내용은 동일하지만 버전이 다른 상품이었다고 설명했다.
EPUB(electronic publication)2.0 이하의 규격은 단순히 종이책을 디지털로 옮기는 수준의 기술. 그러나 EPUB 3.0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보급되던 2011년 발표돼 단순히 종이책을 이미지로 구현하는 것을 넘어 웹문서처럼 색깔, 소리, 영상까지 전자책으로 옮겨올 수 있는 기술이다.
알라딘 관계자는 “EPUB 2.0은 MP3 같은 음성, 소리가 재생되지 않지만 EPUB 3.0은 MP3가 재생되는 버전”이라며 “서 씨는 EPUB 3.0 도서를 보고 구매를 결정했지만 알라딘에서 판매하고 있는 도서는 EPUB 2.0의 도서”라고 설명했다.
즉, 서 씨가 구입한 도서는 원래 MP3가 재생되지 않는 도서였던 것이다.
MP3가 재생되지 않는다는 사실과 버전 상세 안내를 왜 고지하지 않았냐는 물음에는 “고지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고지할 수 없었다”라고 답했다.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EPUB 3.0으로 출판돼 판매되고 있는 도서는 해당 어학교재 200종뿐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EPUB 3.0 기술을 도입해서 출판을 하고 있는 출판사는 많지 않다. 이때문에 도서유통업계도 버전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해 판매에 있어 사전 구분을 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EPUB 3.0 도서를 판매하고 어플리케이션과 호환이 되는 유통사는 교보문고와 YES24 뿐이라고.
그는 “출판사가 사전에 고지하지 않은 정보에 대해서는 유통사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라며 “출판사는 책 앞부분에 MP3를 다운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을 적었기 때문에 전자책에서 MP3가 구동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될 것이라고 생각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EPUB 3.0 기술이 도입된 지 초기 단계라서 출판사나 유통사가 문제 인지가 늦었다”며 “알라딘으로써 서 씨의 사례는 최초의 사안으로 이후 전자책 판매 안내에 설명을 보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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