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장병완 의원이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국내 18개 시중은행의 사기이용계좌 수는 매년 증가세로 보이고 있다. 지난 2017년 3만1013개에서 지난해 4만360개로 늘었으며 올해 역시 상반기에만 2만8078개를 기록해 작년 반기 수치를 넘어섰다.
지난해 기준 사기에 가장 많이 이용된 시중은행 계좌는 국민은행(1만1819개), 신한은행(7066개), 우리은행(4979개)순으로 나타났으며, 피해입금액 역시 국민은행(702억 원), 신한은행(617억 원), 우리은행(505억 원)순으로 많았다.
사기이용계좌는 지난 2013년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이하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 시행되면서 그 수가 주춤했지만 2017년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에 집계된 사기이용계좌는 2만8078개로 나타났다. 올해 역시 국민은행, 신한은행이 각각 전체 사기이용계좌의 20%가 넘는 비율로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등 6대 은행이 2000개 이상의 계좌가 사기에 이용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아무래도 당행의 경우 고객 수가 3000만 명을 넘다 보니 사기에 이용되는 계좌 수 역시 타행 대비 높게 나온 것 같다”면서 “최근 대포통장 감축을 위해 TFT를 발족하고 이상거래를 탐지하는 전담 팀을 따로 둬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으며 소비자를 대상으로는 사칭 문자 근절 이벤트 등 다양한 홍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최근 몇 년 새 급증한 사기이용계좌 방지를 위해 금감원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신고포상금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 개정을 추진 중이다.
개정안은 사기이용계좌 현장수사와 사기이용계좌 개선계획 제출 대상 선정기준 비율을 현행 0.2%에서 0.4%로 올린다. 이로써 신규로 개설된 계좌뿐만 아닌 전체 사기이용계좌 수로 계산하는 방식으로 모니터링 범위를 넓힌다.
은행권 역시 전담 TF팀을 가동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국민은행은 지난 7월 조직개편을 통해 24명에 이르는 인원으로 구성된 ‘금융사기 대응팀’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대포통장 사전예방업무인 모니터링부터 피해구제절차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처리 기반을 마련했다.
이어 지난 8월에는 ‘전행적 소비자보호 강화 및 대포통장 감축 TFT’를 가동했다. 해당 TFT에는 은행 내 IT 관련 인력이 대거 합류했다. 국민은행은 이들을 통해 빅데이터 분석, AI 적용 등 IT 관점에서 최신 기법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예방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 6월부터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근절 협의회’를 구성해 컨트롤타워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근절 협의회’는 ICT그룹장과 11개 유관부서장으로 구성돼 부서간 공조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정기적으로 피해 근절을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
이와 더불어 은행 신규 계좌 개설 기준도 강화하는 추세다. 신한은행은 7월부터 ‘계좌 개설 및 한도해제 기준’을 한층 더 강화해 운영 중이다. 급여이체 또는 법인·개인사업자의 사업거래를 목적으로 계좌 신규를 요청할 경우 재직확인, 사업자 휴폐업 조회 등 추가로 관련 정보를 확인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