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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 보증 기한은 고장 폭탄 타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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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 보증 기한은 고장 폭탄 타이머"
'기한 되면 보란 듯 고장' 제보 빗발..소비자들 "칼이다~칼"
  • 차정원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0.02.2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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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차정원 기자] “무상보증기간 종료는 고장 신호탄?”

무상보증기한이 종료됨과 동시에 고장이 발생했다는 피해 제보가 빗발치고 있어 기한 종료 후 제품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제보된 관련 사례들은 고장 시 무상보증 의존도가 높은  TV. 냉장고. 자동차 등 고가의 제품군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고장부위도 TV 모듈이나 메인보드, 디스플레이드, 냉장고 모터. 수입차 리모컨 키 등 중요도가 높은 부분에서 주로 발생해 수리비 또한 만만치 않다.

무상보증기한이 끝남과 동시에 보란 듯이 고장이 나는 경우 업체들은 기한을 칼 같이 적용해 소비자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한다.


피해자들은 “보증기한이 아니라 고장 폭탄 타이머 같다”고 입을 모아 항의하고 있다.

무상보증기한은 소비자 분쟁해결기준에 따라 책정된 품목별 보증기한 이상으로 제공하도록 권장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품목별 보증기한을 정해놓고 있지만 강제력은 없다”며 “ 실질적인 무상보증기한은 업체마다 제품의 내구성과 수익성 등을 고려한 자체적으로 결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품목별 보증기한은 1985년부터 시장의 변화에 따라 사안이 있을 때마다 국가기관들의 상의 하에 책정되고 있다. 기한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제공될 시 약관심사의 기준으로 활용 될 수 있다.

LCD TV 수명 2년 지나면 “운에 맡겨라”

서울시 상계9동의 김 모(여.34세)씨는 2007년 6월경 LG 엑스캔버스 42인치형 TV를 150만원 상당에 구입했다.

제품을 사용한지 2년 반 만인 지난 4일 TV를 보던 중 화면 한 가운데 알 수 없는 빨간줄이 나타났다. 선이 가늘었기 때문에 경미한 문제라 생각하며 서비스센터에 AS를 신청했다.

다음날인 5일 방문한 AS기사는 “TV 모듈이 고장 났는데 지금은 증상이 경미하지만 계속 사용하면 더 악화될 것”이라며 모듈 교체비로 28만1500원을 요구했다.

김 씨는 제품을 사용한지 불과 2년 남짓 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TV의 핵심 부품이 아무런 이유 없이 고장 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특히나 2년의 무상보증기간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보란 듯이 고장이 나 비싼 수리비를  부담하는 것이 억울했다.

김 씨가 항의하자 AS기사는 “운이 없다고 생각하라”며 얼버무렸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모듈의 경우 무상 보증 기간이 지난 후에도 사용 기간에 따라 60~20% 정도 수리비를 경감해주고 있다"며 "김 씨의 경우 사용 기간이 2년에서 3년 사이에 해당하므로 40%의 수리비만 요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보증기한 끝나니  모터 수명도 다해”

익산시 어양동의 한 모(여.34세)씨는 2005년 11월 25일 삼성 지펠 SRT 689LWI모델을 180만원 상당에 구입했다.

사용 후 4년 2개월이 흐른 지난달 17일 냉장고의 모터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더니 다음날 아침에는 당장이라도 폭발 듯한 굉음을 내기 시작했다. 겁이 난 한 씨는 냉장고의 전원을 내리고 AS를 신청했다.

당일 오후 AS기사가 방문해 냉장고를 점검하더니 “모터가 고장났다”며 20만원 상당의 수리비를 청구했다. AS기사에 따르면 모터의 무상 보증기간은 4년. 김 씨의 냉장고 모터는 무상 보증 기간이 끝나고 2달도 채 되지 않아 수명을 다했다.

김 씨는 수리비 전액을 부담해야할 상황이었으나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의 중재로 5만원 선에서 수리를 받았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무상보증기한 이후 고장난 것은 일체 의도된 것이 아니며 제품 테스트 환경과 실제 사용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간혹 이같은 사태가 발생한다"며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작년 11월 1일부터 10년 무상보증을 해 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고장 난 냉장고(해당 기사와 무관)

고급 수입차 키, 무상보증기한 끝나자 ‘뚝’

진주시 장대동의 박 모(남.48세)씨는 지난 2004년께 렉서스 RX330 차량을 7천여만원에 구입하며 자동제어장치(리모컨)가 있는 키3개와 보조키1개를 지급받았다.

차량구입 후 3년쯤 지났을 무렵  주로 사용하던 키의 플라스틱 덮개 부분에서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하더니 최근  완전 깨져버려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구입 당시 받았던 다른 키를 사용하려고 했으나 황당하게도 사용하지 않았던 키 2개도 균열이 가 있었다. 시동을 켜기 위해 키를 꽂아 돌리자마자 역시 플라스틱 덮개와 열쇠 부분이 분리됐다.

키 파손이 연달아 발생하고서야 박 씨는 키의 무상 AS기간이 4년이었음을 알게 됐다. 결국 그는 리모컨 키 구입을 위해 20만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박 씨는 "사용한 키는 그렇다 하더라도 사용하지 않은 키들마저 같은 시기에 파손돼 버리는 상황이 납득하기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도요타코리아 관계자는 “렉서스의 무상보증정책(4년 또는 10만km)에 의해 키 또한 AS받을 수 있으나 박 씨의 경우 기간을 넘긴 상태였다”며 “렉서스 구형 리모컨 키의 경우 구조상 외부적 요인에 의해 손상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 무상보증기한이 다하자 파손된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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