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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협회장, 기재부 출신이 싹쓸이 '모피아 천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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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협회장, 기재부 출신이 싹쓸이 '모피아 천하' 됐다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1.11.2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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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획재정부(옛 재무부․재정경제부) 출신 인사들이 은행, 보험 등 각 금융권 협회장직을 싹쓸이해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관련 협회장에 올랐거나 내정된 기획재정부출신 인사들은 고위공무원 신분을 떠난 뒤 요직을 두차례 이상씩 거머쥐는 사례가 대부분이어서 금융계의 세대교체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말기에 레임덕 조짐이 일자 그간 숨을 죽였던 모피아(기재부 출신 인사) 출신 특정 인사들이 금융권 요직을 다시 독식하면서 금융계 인사 '특혜 논란'마저 일고 있다.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내정자<왼쪽>와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 내정자)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새 은행연합회장과 생명보험협회장에 각각 기재부 출신인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김규복 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내정되면서 이들 자리가 또다시 기재부 출신 인사들로 채워지게 됐다.

은행연합회는 신동규 회장에 이어 2회 연속, 생명보험협회는 남궁훈 전 회장과 이우철 회장에 이어 3회 연속 기재부 출신 인사를 협회장으로 선임하게 됐다.

또 금융투자협회의 경우 내년 2월 임기 만료를 앞둔 황건호 현 회장의 4연임 도전과 금융지주사 출신의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김지완 하나대투증권사장, 그리고 전상일 동양증권 부회장 등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관치 개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밖에도 이두형 여신금융협회장과 문재우 손해보험협회장, 주용식 저축은행중앙회장 등이 기재부 출신이다.

만약, 금융투자협회마저 기재부 출신 인사로 채워질 경우 6개 금융협회장직은 모두 기재부 출신이 장악하게 된다.

이를 두고 MB정권 말기에 모피아의 금융권 독재가 다시 시작됐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몇몇 인사의 경우 현 정부 들어 주요 금융권의 핵심 보직을 여러차례 옮겨 다니며 해먹고 또 해먹는 과욕을 부리고 있다.

실제로 30일 차기 은행연합회장 취임을 앞 둔 박병원 내정자는 공무원신분을 떠난뒤에도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한 데 이어 KT 사외이사와 미래에셋 사외이사 등 민간 요직을 두루 맡다가 또다시 은행연합회장에 내정된 상태다.

박 내정자는 우리금융지주 회장 시절 수행한 일부 업무와 관련해 감사원의 지적을 받는 등 한때 도덕성 시비에 휘말렸던 인사이기도 하다.

또 내달 5일 생명보험협회장으로 공식 취임하는 김규복 내정자는 금융정보분석원장,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을 역임했고 이두형 여신금융협회장은 직전에 고액임금을 받던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지냈다.

금융공기업인 정책금융공사의 진영욱 사장도 재경부 금융정책과장과 본부국장 등을 거쳐 한화증권 사장, 신동아화재해상보험 사장, 한화손해보험 부회장,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을 역임하며 탄탄대로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금융협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민간증권사 CEO 출신인 황건호 금융투자협회장의 경우 4연임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황 회장은 메리츠증권 사장을 거쳐 2004년 금투협 전신인 한국증권업협회 수장에 오른 후 2009년 통합 설립된 금투협 초대회장을 맡아 사실상 8년 동안 조직을 이끌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황 회장의 4연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장기집권의 폐해가 적지 않고, 기재부 출신의 '낙하산 인사' 기용설도 나오고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금융협회장을 맡고 있거나 맡을 예정인 기재부출신 인사 대부분이 공직을 떠난 뒤 요직을 두차례 이상 거친 인사들이라는 점을 두고 기재부 출신 인사 중 민간 금융권에서 요직을 '두텀 이상' 못하면 '바보'라는 웃지못할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정권 후반기에 접어들었음에도 친정부 인사를 금융권 요직에 기용하는 '특혜성 인사'를 계속할 경우 지나친 관치 개입에 대한 금융계의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경제/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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