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구매 계획을 가진 소비자들에게 디자인과 가격 만큼 중요한 선택기준은 바로 전기요금 부담이다. 당장 지출을 줄여 에너지효율등급이 낮은 제품을 살 지, 전기요금을 생각해 등급이 높은 제품을 살 지를 판단해야 한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라벨은 에너지절약형 제품에 대한 변별력 향상을 통해 고효율제품의 보급을 촉진하기 위하여 효율에 따라 1~5등급으로 나누어 표시한다.
1등급에 가까울수록 에너지 효율이 높아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다. 보통 스탠드형은 소비전력이 1kW전후가 되며, 벽결이 형은 650W전후다.
벽걸이형은 실평수 7평 이하에서 사용되므로 1등급과 5등급의 차이가 크지 않다. 다만 이 이상의 평수에 스탠드형 에어컨을 사용할 경우 에어지소비효율 등급에 따라 전기료 차이가 눈에 띄게 발생할 수 있다. 1등급 소비전력량이 5등급보다 통상 30~50% 정도 낮다.
에너지관리공단 자료에 따르면 59㎡(18평)형 스탠드 에어컨 기준(누진세 3단계 적용)으로 매일 4시간씩 30일을 사용할 경우 1등급의 전기요금은 11만 2천330원인데 반해 5등급은 13만5천240원으로 2만3천 원 가량 차이난다. 사용시간이 길 경우 요금 차는 더 커진다.
5등급은 일정온도에 도달하면 꺼졌다가 다시 더워지면 켜지기를 반복하는 반면 1등급은 처음에 강력하게 냉각한 뒤 미속으로 일정수준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번갈아 밟는 것이 5등급이고, 저속주행을 이어가는 것이 1등급이다. 저속주행을 할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다.
결국 에너지소비효율등급 1등급을 쓰는 것이 5등급 대비 30%에서 많게는 50% 정도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으며 사용시간이 길수록 전기세 절감폭은 더 커진다.
다만 누진제가 적용될 경우 전기요금 부담이 커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지난해 개편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에 따르면 전력구간은 '200㎾h 이하', '201~400㎾h', '400㎾h 초과' 등 3개 구간으로 나뉜다. 한 달 전력량 200㎾h 이하일 경우에는 기본요금 910원이 적용되며 ㎾마다 93.3원씩 요금이 추가된다. 201~400㎾h 구간일 때에는 기본요금 1600원에 ㎾당 187.9원이, 400㎾h 초과 구간에서는 기본요금 7천300원에 ㎾당 280.6원씩 요금이 올라간다.
설정온도, 실내온도, 실외기 작동 여부에 따라 같은 제품이라도 전기료는 천차만별이다. 같은 1등급이라도 10년 전 제품이라면 당시 등급기준이 낮았던 터라 효율이 떨어진다. 10년 전 에어컨들에 비해 현재 에어컨들의 전기효율이 60%나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공단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효율바다’(effic.kemco.or.kr)에서는 에어컨 업체별, 모델별로 냉방능력, 등급을 비교 검색할 수 있다. 에어컨을 사기 전 모델별로 예상 전기료를 계산할 수 있어 유용하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냉방기(에어컨) 등 4개 품목의 에너지소비효율등급 기준을 강화키로 했다. 1등급 비중이 10% 미만이 되도록 하고 등급이 정규분포화(1등급 10%, 2등급 20%, 3등급 40%, 4등급 20%, 5등급 10%)할 수 있도록, 효율등급 기준을 조정할 계획이어서 소비자들이 고효율 제품을 보다 정확하게 선택할 수 있을 전망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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