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전 세계에 생필품 사재기 광풍이 불고 있지만 국내 생필품 가격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20일 이전과 비교, 라면, 컵밥, 화장지, 물티슈 등의 판매 가격이 대부분 보합세를 보였다.
마스크, 손 소독제가 품귀 현상을 빚으며 가격이 수 배로 치솟은 것과 달리 이들 품목은 안정적으로 생산이 유지되고 대체품이 많은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사이트에서 가격정보를 제공하는 라면, 휴지 등 가공식품 및 생필품 5개 품목 14개 제품의 지난 50일간 가격 변화를 조사한 결과 라면류, 컵밥은 보합세를 기록했고 화장지와 물티슈는 오히려 가격이 내렸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온라인몰에서 일부 품절되거나 가격을 올려 판매됐던 라면의 경우 가격 변동의 거의 없었다.
농심 신라면의 경우 5개입 한 봉지가 3월6일 3650원에 판매됐다. 전 주에 비해서는 0.3%(12원) 비싸졌지만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기 이전인 1월17일(3665원)에 비하면 0.4%(15원) 더 저렴해졌다. 삼양식품 삼양라면도 3472원에서 3486원으로 제자리 수준이었다. 오뚜기 진라면 순한맛은 유일하게 4.2% 올랐지만 인상폭은 100원 수준에 불과하다.
컵라면 3개 제품도 가격 변화가 미미했다.
신라면 큰사발면은 1077원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직전(1119원)보다 가격이 3.8% 더 저렴해졌다. 팔도 왕뚜껑도 0.6% 저렴한 1048원에 판매됐다. 오뚜기 컵라면 참깨라면도 1025원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다만 간편하게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컵밥의 가격은 다소 올랐다.
CJ제일제당의 ‘햇반 컵반 고추장 제육덮밥’은 1월17일 조사에서 3067원 하던 것이 최근 11.5% 증가한 3420원에 판매됐다. ‘햇반 컵반 미역국밥’도 2937원에서 3082원으로 4.9%(145원) 올랐다. 오뚜기 ‘맛있는 쇠고기 미역국밥’은 2%(57원) 증가했고 ‘제육덮밥’은 -1.1%(32원) 저렴해졌다.
컵밥은 2월 중하순경 가격이 다소 낮아졌으나 3월6일 조사에선 다시 오름세를 보였다.
호주에서는 화장지 사재기로 장을 보던 소비자들의 육탄전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국내 화장지와 물티슈 가격은 오히려 코로나19 전보다 더 저렴해졌다.
두루마리 화장지인 깨끗한나라 ‘3겹데코 순수 프리미엄’은 1월 1만8663원에 판매되던 것이 3월 6일에는 1만3186원으로 30%(5477원) 가까이 싸졌다. 유한킴벌리의 ‘크리넥스 데코&소프트 3겹’은 가격이 2만1075원으로 변동이 없었다.
물티슈 역시 ‘깨끗한나라 물티슈’는 373원(2.8%) 더 저렴해진 1만2738원에 거래됐고 ‘크리넥스 수앤수’는 1100원이나 가격이 더 싸져 9175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사람이 밀집한 곳을 피해 온라인몰 구매를 선호하면서 생필품을 판매하는 일부 판매자가 가격을 올려 팔거나 배송 지연 등 문제가 빈번하지만 오히려 직접 방문 구매가 가능한 매장에서는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라면류 등 가격이 오른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일부 인기 품목의 경우 물량 수급이 예전에 비해 다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수급에 이상은 없다"라고 말했다.
참가격은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정보 종합 포털사이트로 전국 단위 유통업체(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백화점, 전통시장,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가공식품 등 156개 품목(450개 상품)의 판매가격을 매주 조사해 제공한다. 업체들의 인상 여부와 상관없이 소비자가 실제 구매하는 가격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