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과 편의점, 대형마트처럼 직접 발품을 팔지 않고 비교적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으로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온라인에서 불량 마스크를 구매했다며 분통을 터트리는 소비자 불만이 쏟아진다.
광고한 내용과 마스크 재질이 다르다거나 끈이 끊어져 있어 사용할 수 없는 제품인 경우도 상당수 발생했다. 특히 광고 이미지와 달리 마스크 끈이 쉽게 끊어질 수 있는 비닐끈이나 노끈으로 만들어져 있었다는 소비자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가장 청결해야 할 마스크지만 개별 포장돼 있지 않고 먼지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등 지저분한 상태였다는 불만도 있다. 담배꽁초나 벌레 사체가 원형 그대로 마스크에 부착된 경우도 다발했다.
마스크 대형을 어렵게 구매했는데 겉포장엔 성인용(대형)으로 표기해놓고 내용물은 어린이용(소형)을 넣어 보내는 속임수도 등장했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소비자 불안감을 악용한 상술이지만 소비자 구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소비자 민원의 대부분 개인몰에서 구매했다가 발생한 일이다 보니 피해 구제를 받기도 쉽지 않다. 소비자가 불만을 제기한 뒤에는 광고 문구나 이미지를 바꿔 버리거나 아예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식이다. 판매자 연락이 두절된 사례도 흔하다.
쿠팡, 위메프, 티몬, 11번가, G마켓, 옥션, 인터파크 등 온라인몰에서 구매하더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업체에서는 공통적으로 모니터링을 통해 불량 판매자를 색출하고 문제 발생 시 중재와 개선요청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오픈마켓 판매자 역시 사업자이기 때문에 온라인몰에서 강압적으로 반품이나 환불을 요청할 수 없는 부분이다.
결국 피해가 다발하고 많은 소비자들이 민원을 제기해야만 상황이 개선될 수 있는 셈이다.
# 구겨진 마스크 속에서 ‘담배꽁초’ 나와=서울시 상계동에 사는 윤 모(여)씨는 해외직구로 마스크를 주문하고 2주를 기다려 받았는데 제품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며 기막혀 했다. 포장은 다 뜯어지고 구겨져 상품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려웠지만 다시 마스크를 구하기도 어려워 괜찮은 제품만 추리던 중 마스크 사이에서 담배꽁초를 발견했다고. 윤 씨는 “마스크는 위생용품인제 점검과 검품이 전혀 되지 않는 모양이다”라며 망연자실했다.
# 병원에 납품한다더니...비닐끈에 사이즈도 비정상=서울시 신대방동에 사는 박 모(여)씨는 지난 24일 개인 온라인몰에서 마스크 30매에 4만 원, 50매에 6만4500원을 주고 구매했다. 열흘가량 지나 받은 마스크를 보고 황당했다는 박 씨. 일반 사람이 사용할 수 없는 크기인데다 끈도 비닐재질로 마구 늘어나 얼굴에 제대로 고정되지 않았다. 박 씨는 “병원에 납품하는 마스크라는 광고를 믿었는데 사용 불가능한 상품이었다”며 “항의하자 홍보글만 지우고 계속 판매중이다”라며 판매 중단을 촉구했다.
# 스펀지를 마스크 모양으로 잘라 판매?=의정부시 호원동에 사는 김 모(여)씨는 개인몰에서 ‘연예인 마스크’로 광고하는 제품을 구매했다. 3개씩 2세트 총 6장에 9800원으로 가격도 저렴했다. 독일 제품으로 만든 마스크라고 광고했지만 받고 보니 스펀지를 마스크 모양으로 자른 허접한 상품이었다. 구매후기에도 항의글이 다수라고. 김 씨는 “구매 후기에서는 ‘마스크 쓰레기’로 통한다”며 “속아 산 구매자들이 모두 환불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도움을 청했다.
# 위생용품 마스크에 ‘파리’가 박혀 있어=시흥시 정왕동에 사는 곽 모(남)씨는 일회용 마스크를 구매해 사용하려고 보니 파리로 보이는 벌레가 죽은 채 들어 있었다며 불쾌해 했다. 마스크 윗부분에 파리 날개와 더듬이까지 몸통이 온전히 들어 있었다. 곽 씨는 “제품 포장에는 ‘위생적인 일회용 마스크’라고 쓰여 있다. 이 시국에 이런 제품을 판매하는 건 살인행위나 다를 바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 덴탈 마스크? 1분만에 고무줄 늘어난 불량=서울시 목동에 사는 우 모(여)씨는 의료용 덴탈마스크 광고 사진을 보고 6만4500원에 50매를 구매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지 1분만에 귀에 거는 고무줄이 늘어져 착용할 수 없었다고. 처음 광고사진은 성인 남성이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는데 우 씨가 항의한 뒤 마스크만 있는 광고로 바뀌었다고. 우 씨는 “업체에 문자와 전화로 연락했지만 계속 무시하고 있다”며 환불을 요구했다.
# KF94도 아닌 면 마스크를 1만 원에 판매=서울시 구로동에 사는 기 모(여)씨는 면 마스크 하나에 택배비 포함해 1만6800원에 구매했다. 상품을 받았는데 약국에서 4000~ 5000원에 판매중인 면 마스크와 차이가 없었다고. 기 씨는 “엠보싱이라고 해서 주문했는데 민무늬 면 마스크가 왔다”며 “약국에서 4500원에 판매하는 제품을 3, 4배 바가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며 분개했다.
# 대형 주문했는데 끈 떨어진 소형 보내=인천시 연구수에 사는 진 모(여)씨는 해외직구로 마스크 대형 50개를 주문했다. 주문 수량 중 20개만 제대로 된 제품이고 나머지는 소형이었다. 그마저도 개봉해보니 끈이 끊어진 상태였다. 진 씨는 “품절 시 다른 브랜드 상품으로 보낼 수 있다고 안내돼 있었지만 대형을 소형으로 대체해 보낸다는 이야기는 없었다”고 기막혀 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