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측은 자사차가 사고를 냈다는 물적 증거가 없고 개인정보 문제로 블랙박스 제공이 불가하다고 해명했다.
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 2일 밤 미등록 번호의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유료주차장에 주차해둔 자신의 i30 차량을 어떤 차가 치고 도주했다는 목격자의 전화였다. 확인해 보니 운전석 앞문과 범퍼가 훼손된 상태였다.
장착해둔 블랙박스 고장으로 난감했지만 다행히 목격자가 당시 차량 번호를 사진으로 찍어둔 덕택에 도주 차량이 쏘카 소유임을 알게 됐다. 김 씨는 당일 바로 쏘카 콜센터로 연락했지만 연결되지 않아 경찰에 신고하고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김 씨는 “주차장에 도주한 차량이 있어 확인해 보니 사고 흔적이 있더라. 타이어 휠에는 우리 차 색깔(흰색)도 묻어있었다. 이건 뭐냐고 물어보니 ‘예전에 발생했던 사고 흔적’이라고 말하더라. 그럼 쏘카 차에 탑재된 블랙박스라도 보여달라고 했지만 ‘목격자 외 물적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개인정보 문제로 공개할 수 없다’고 하니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쏘카 측에 따르면 쏘카 전 차량에는 블랙박스가 기본 탑재돼 있다. 다만 경찰의 압수수색영장, 법원명령서 등이 없는 상황에서 개인적인 목적으로는 제공되지 않는다. 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쉐어링 차량이기 때문이며 쏘카 '블랙박스 제공 여부에 관한 내용' 약관에도 명시돼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쏘카 고객이 사고를 냈을 경우에는 블랙박스를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
이번 사고는 물적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개인 요청으로 고객 신상 정보가 어려웠다는 것이 쏘카의 설명이다.
쏘카 관계자는 “당시 이용자의 운행시간대 블랙박스 영상은 주차장 출차(이벤트 기록) 외 영상이 없었다. 접촉이 일어났다고 주장하는 주차장의 CCTV나 대차 측 또한 블랙박스 영상도 없었다”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증빙이나 근거 없이 목격자의 주장과 대차 측의 파손 부위 사진만으로 쏘카 이용자의 물피도주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보상 또는 보험 처리 등 어떤 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씨는 “목격자랑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이며 선의의 의지로 내게 사진까지 찍어서 보내 준 것인데 고객만 보호하고 피해자의 저의를 의심하는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답답해했다.
현재 김 씨는 경찰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