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만 대 클럽은 성공의 상징이다. ‘양대산맥’ 메르세데스-벤츠, BMW는 4, 5만 대 판매량을 꾸준히 찍지만 중간 업체들은 1만 대 클럽 달성이 '드림'이 됐다.
올해는 달성 속도가 유난히 빠르다. 3분기 만에 이미 4곳이 목표를 이뤘다.
8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3분기까지 1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업체는 벤츠(5만3571대), BMW(4만1773대), 아우디(1만6971대), 폭스바겐(1만276대) 등 4곳이다.
지난해 1만 대 클럽 가입 업체는 총 8곳으로 벤츠, BMW, 렉서스, 아우디, 토요타, 볼보, 지프, MINI(판매량 순)순이었다.
폭스바겐은 라인업이 풍부하지는 않지만 SUV 티구안을 앞세워 인기를 공고히 유지 중이다. 티구안은 벤츠 E클래스(7495대)에 이어 모델별 누적 판매량 2위(5988대)에 올라 있다.
쉐보레는 콜로다도, 트래버스, 볼트 EV, 이쿼녹스, 카마로 등 라인업을 앞세워 수입차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국산차와 수입차,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한다.수입차 모델도 전국 판매·정비 네트워크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쉐보레의 서비스센터는 400개가 넘는데 이는 타 수입차 대비 최소 330개 이상 많은 수치다. 동급 수입차 대비 제품 가격도 낮게 형성돼 있다는 메리트도 있다.
아직 1만 대를 넘기지는 못했지만 볼보와 MINI도 2년 연속 가입이 아주 유력하다.
볼보는 전 차량에 최첨단 안전 사양을 기본 옵션에 넣는 등 '안전=볼보'라는 인식을 각인하면서 인기가 상승세다. XC60, S60, V60, XC40, XC90, S90 등 판매 모델 대부분이 1000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할 정도로 소비자에 다양한 사랑을 받고 있다.
여기에 새로 출시한 S90이 3200대 넘게 계약되기까지 했다. 연초 목표로 언급한 1만2000대 돌파도 유력해 보인다.
볼보 관계자는 “늘어난 판매량 만큼 소비자 서비스 개선과 네트워크 확충 등 질적 성장을 이뤄갈 것이다. 고객이 스웨디시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을 보다 많이 경험해볼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과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 말했다.
MINI도 남은 4분기 악재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2년 연속 1만 대 돌파가 가능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작은 차체와 고유의 디자인, 합리적 가격 등으로 여성에 인기가 많았는데 올해는 다양한 차종 출시로 고객층을 넓히면서 인기 폭을 넓히고 있다.
고가 브랜드인 포르쉐의 돌풍도 눈에 띈다. 포르쉐는 올해 월별 판매량에서 꾸준히 Top10에 포함되면서 이미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상반기 만에 지난해 판매량(4222대)을 넘기기도 했다. 수입차 구매자가 늘면서 기존 독일 차들의 희소성이 낮아졌고 한 급 위의 브랜드로 눈을 돌린 소비자들이 포르쉐를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월 평균 700대 가량 판매를 기록 중이라 산술적으로는 1만 대를 넘기기 쉽지 않겠지만 올해 기록한 판매량으로도 기대치를 훌쩍 넘겼다는 평가다.
박진혁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고가의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고정적 수요층이라 판매가 꾸준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렉서스, 토요타, 지프는 1만 대 돌파가 요원해 보인다.
렉서스와 토요타는 일본 불매 운동의 여파로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지프도 파블로 로쏘 전 사장이 직원 폭행, 성추행 등의 파문으로 교체되는 등의 악재를 겪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