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불만이 가장 많이 쏟아진 분야는 ‘유통’이었다. 2015년부터 6년째 소비자 불만 1위 자리를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 이용이 급증하면서 온라인몰, 홈쇼핑 등 주요 유통채널에서 압도적인 불만 건수를 기록했다.
이어 가전·IT→통신→서비스→금융→자동차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1월1일부터 12월20일까지 소비자가만드는신문에 접수된 피해 제보는 총 7만7128건에 달했다. 지난해 5만3062건에 비해 45.4% 증가했다. 지난 2019년은 전년에 비해 소비자불만이 다소 감소하는 추세였으나 올해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 놓이며 다시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
통신과 금융은 제보가 세자릿수로 증가했고 유통과 가전/IT, 서비스, 휴대전화, 건설 등은 제보가 두자릿수로 증가했다. 반면에 생활용품, 식음료는 감소세를 보였다.
한때 소비자 불만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던 휴대전화는 소비자불만 순위가 지난해보다 두 계단 낮아지며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 마스크 품질, 기만적 판매 등 코로나19 영향으로 '유통' 민원 72.3% 증가
10개 분야 중 유통은 총 2만3936건의 민원이 제기돼 6년 연속 소비자 불만 1위 자리에 올랐다.
코로나19로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며 관련 민원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G마켓, 옥션, 11번가, 인터파크,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오픈마켓에서 마스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결제 후 뒤늦게 품절을 이유로 일방적 구매취소 처리하거나 한달이 넘게 하염없이 배송을 지연하는 등의 문제로 소비자 불만을 샀다.
마스크 품질 문제도 끊이지 않았다. 대량으로 구매한 마스크에 담배꽁초가 발견되는가 하면 끈이 떨어지는 문제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다. 최근에는 가짜 보건용 마스크 수백만 장이 시중에 유통된 사실이 알려지며 여전히 혼란이 일고 있다.
2위는 가전·IT부문이 1만3256건으로 지난해에 이어 2위 자리를 지켰다. 가전·IT도 지난해보다 민원이 80% 이상 증가했다.
기존의 세탁기, 에어컨 등 품질 및 AS 문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의류관리기, 건조기 등 위생관련 가전의 품질 불량 문제도 꾸준하게 불거졌다. 건조기 사용 중에 의류가 훼손되거나 악취가 발생하는 등의 불만이 주를 이뤘다.
아울러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코웨이 ‘CS닥터(설치·수리기사)’ 파업으로 민원이 폭증했다. 코로나19와 CS닥터 파업으로 정수기, 연수기, 비데 등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소비자 불만이 집중됐다.
파업으로 인한 AS 등 서비스 중단 문제는 자동차, 택배 서비스까지 전방위로 확산됐다.
3위에 랭크된 통신 분야(8498건)는 고질적인 대리점 불완전 판매에 대한 문제가 여전한 가운데 5G 서비스의 품질 불량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두드러졌다.
고가의 5G 요금제를 사용하는데 낮은 통화 품질, 통신 장애 등 문제가 지속 발생한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데이터와 음성 서비스 제한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요금제를 변동할 수 없다는 데 대한 불만도 지속됐다.
코로나19로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숙박을 이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며 서비스부문도 민원이 70.9% 증가하며 4위에 올랐다.
코로나19로 항공편 일정이 변경되거나 축소됐는데도 제대로 보상받지 못했다는 소비자 불만이 컸다. 특히 외항사들의 경우 항공권 현금 환불 대신 바우처나 포인트 등으로 지급하며 소비자와 갈등을 빚었다.
해외여행 중단으로 국내여행자들이 늘면서 숙박예약 앱 관련 서비스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예약 후 1시간 인내 취소마저 전면 차단한 규정, 광고와 다른 숙소 컨디션 등에 대한 불만이 집중됐다.
서비스부문에 속한 택배도 외출을 꺼리고 온라인 주문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보니 늘어난 물량으로 배송 지연, 분실 사례가 속출했다.
펀드 문제로 떠들썩 했던 금융(2808건)도 지난해보다 민원이 146.7% 증가하며 5위를 차지했다.
2148건으로 6위에 오른 자동차의 경우 신차 하자 문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레몬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불만이 쏠렸다. 수입차 뿐 아니라 국산차 역시 부품 수급 지연으로 제 때 수리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식품 분야(2075건)는 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증가하며 판매가 늘었으나 소비자 불만은 지난해보다 37.4% 감소하며 민원 관리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휴대전화(8위, 2034건)는 고가폰 품질 문제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생활용품 분야(1578건)는 지난해보다 소비자불만이 절반가량 줄어들었으나 12월 아기욕조와 젖병세정제 등의 안전논란이 불거지며 민원 제기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12월 들어 다이소에서 판매한 아기욕조의 부품에서 기준치의 600배가 넘는 환경호르몬이 검출돼 충격을 주었다. 유함킴벌리 더블하트 젖병세정제에서는 정체 불명의 이물이 발견되며 소비자들이 원활한 환불을 촉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생활용품 분야에 속한 부엌 리모델링 시공 및 브랜드 가구의 품질 문제에 대한 소비자 불만도 여전히 컸다. 소비자들은 고가를 들이는 만큼 브랜드를 선택했는데 품질이나 서비스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건설(10위, 608건) 관련해서는 하자보수 부실 문제가 올 한해도 집중 제기됐다.
특히 올해는 기타분야(1만3147건)의 민원이 지난해보다 10%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예식장이나 헬스, 돌잔치 등 예약을 취소하면서 불거진 갈등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난 10월 대규모 감염병 발생 시 위약금 감면기준을 골자로 한 ‘4개 업종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안’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관련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