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양대산맥인 벤츠와 BMW는 지난해 10월 각각 최고 인기 모델인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고 판매 경쟁을 펼쳤다.
E클래스와 5시리즈는 오랜 기간 수입차 중형 세단 시장 인기 1, 2위를 다투는 모델로 양사의 자존심이 걸린 진검 승부처였다. 5개월간 치열한 판매 경쟁 결과는 벤츠의 압승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2월까지 약 5개월 간 국내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는 총 1만4687대가 판매됐다. 같은 기간 BMW의 '5시리즈'는 8835대 판매를 기록했다. E클래스가 약 6000대가량 더 팔리며 5시리즈와 격차를 크게 벌렸다.
판매 첫 달인 10월에는 5시리즈가 1739대로 E클래스(977대)보다 많이 팔렸으나 이후 4달 연속 E클래스의 판매량이 앞섰다.
벤츠가 10월 중순부터 국내 인도를 시작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E클래스가 계속 우위를 점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벤츠 E클래스의 가격은 6450만 원~1억1940만 원이며 BMW 5시리즈는 6360만~1억1640만 원으로 가격차가 크지 않다.
신차 구매 자동차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BMW는 올해 5시리즈 대부분 모델에 10% 이상 할인을 진행했다. 같은 기간 벤츠는 4, 5% 평시와 같은 할인을 적용했다.
가격적인 면에서는 BMW 5시리즈가 큰 폭의 할인으로 강점을 가졌음에도 더 비싸게 판매한 벤츠를 따라잡지 못했다.
BMW는 이번 5시리즈 라인업을 520i, 530i, 530i xDrive, 540i xDrive, M550i xDrive, 523d, 523d xDrive, 530e 등 8종이나 선보였다. 앞서 지난 5월부터는 세계 최초로 인천 영종도에 월드 프리미어를 개최하며 최신 기능이 탑재된 실내와 미래 감각을 입힌 외관을 공개해 호평을 받았다.
BMW 5시리즈 부분변경 모델은 디자인부분에서 벤츠 'E클래스'보다 낫다는 평을 듣기도 했지만 화재 리스크 등이 이번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BMW는 최근 3년(2018~2020년)간 수입차 중 리콜 1위다. 이중 5시리즈 모델 중 하나인 520d가 모델별 리콜 수 1위였다. 올해 2월 들어서 밝혀진 화재사고만 4건에 달하는 등 악재가 반복됐다.
이와 달리 벤츠 E클래스는 외관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는 분명했지만 역동적으로 이미지를 바꾸면서 젊은 세대도 타깃으로 끌어들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급 소재와 첨단 편의 사양 등도 대거 적용하며 럭셔리 이미지를 유지했다. BMW와 달리 제품에 대한 치명적인 안전상 이슈가 없다는 점도 꾸준한 수요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