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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서 산 기프티콘 이미 사용 완료된 폐품...중고 플랫폼 사기거래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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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서 산 기프티콘 이미 사용 완료된 폐품...중고 플랫폼 사기거래 성행
개인 간 거래로 보상받기 힘들어..."대책 마련 필요"
  • 황혜빈 기자 hye5210@csnews.co.kr
  • 승인 2021.12.30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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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이미 사용한 기프티콘을 판매하는 등 사기행위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의 거래는 개인 간 거래로 사기행위가 발생한 뒤 경찰 신고 등 사후약방문 식의 대처밖에 할 수 없다. 플랫폼 차원에서 사전에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중고나라에는 하루에 500~600건의 기프티콘 관련 게시글이 올라온다. 번개장터에도 600건 이상의 게시글들이 업로드 된다. 당근마켓에도 한 동네(6km 이내)당 평균 50건 이상의 게시글이 올라온다. 당근마켓에는 총 6577개의 지역이 있다.

기프티콘 종류는 주로 치킨이나 커피 등 식음료다. 편의점 금액형 상품권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건당 거래액은 보통 2만 원 안팎이지만 전체 거래건수를 감안하면 거래액은 상당히 크다.

▲(왼쪽부터)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 기프티콘 판매 게시글.
▲(왼쪽부터)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 기프티콘 판매 게시글.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사기행위에 따른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 안산시에 사는 정 모(여)씨는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A씨에게 2만 원 상당의 치킨 기프티콘을 구매하기로 했다.

A씨의 계좌번호로 입금한 후 기프티콘을 받았지만 이틀 후 매장에서 사용하려고 보니 이미 사용된 기프티콘이었다고.

정 씨가 A씨에게 다시 연락해보려 했지만 이미 탈퇴한 이용자라고 나왔고, 고객센터에 문의해도 수사기관에 신고하는 방법만 안내해줄 뿐이었다.

정 씨는 "이미 탈퇴한 사용자라 잡기도 어려운 거 아닌가"라며 "수사기관에 신고해도 한두 달은 걸린다던데 답답할 따름이다"라고 토로했다. 

온라인상에서도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에서 기프티콘을 구매했는데 이미 사용된 상태로 나왔다거나 판매자가 보내주기로 해놓고 연락두절 됐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같은 판매자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여럿인 경우도 있다. 같은 게시물을 다량으로 올리며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것이다.

중고 거래 플랫폼들은 사기 피해가 입증된 판매자 계정을 정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기프티콘 사기를 당했을 경우에는 피해자가 직접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고 경찰서에 신고하는 수밖에 없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의 거래는 개인 간 거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정신동 강릉원주대 법학과 교수는 “중고 거래 플랫폼 내 발생하는 피해는 대부분 개인 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업자와 거래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사기 행위에 대해서는 경찰서에 신고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피해액이 소액이라 경찰신고로 인한 시간적, 정신적 손실을 감안해 보상받기를 포기하기 일쑤다.

▲네이버 지식IN에는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에서 기프티콘 거래 사기를 당했다며 피해를 호소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와 있다.
▲네이버 지식IN에는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에서 기프티콘 거래 사기를 당했다며 피해를 호소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와 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의도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모바일 쿠폰을 판매한 경우는 명백한 사기로 범법 행위에 해당된다"며 "피해자 발생 시 신속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수사기관을 안내하고,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개인정보 처리 방침에 따라 계정정보 등을 5년 동안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수사에 필요한 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 내부적으로 단 한 번이라도 사기로 신고된 이용자는 운영 정책에 따라 신속하게 강제 로그아웃 및 영구 차단 등의 이용 제한 조치가 가해지며, 같은 전화번호로 재가입이 불가능하다"며 "다른 전화번호로 가입을 시도하는 경우에도 동일한 사용자임을 판별해 가입 즉시 차단하는 등 강력한 제재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사기 피해가 입증되면 판매자의 계정은 정지 조치하고, 피해자에게는 경찰 접수하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개인의 사건이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법적 조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중고나라 자체 안전결제시스템을 이용하지 않고 개인 대 개인으로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등으로 거래했을 때 이런 사기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중고나라에서는 지속적으로 안전결제시스템을 통해 거래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사기 피해 접수 시 판매자의 계좌번호, 연락처, 카카오톡 ID 등을 통해 신고된 이력을 조회한다"며 "금융사기 범죄자 리스트를 알려주는 '더치트' 서비스와도 연동해 신고된 연락처 및 계좌를 사용한 계정을 자동으로 차단하고, 신고된 연락처를 사용했을 경우 가입이 불가능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8월 CS센터를 신설해 모니터링 전담 인력이 사기 의심, 타 메신저 유도로 접수된 모든 신고 건을 검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 대해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플랫폼을 통한 개인 간 거래 사기가 굉장히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플랫폼 사업자들은 개인 간 거래라는 이유로 자발적인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고 거래 플랫폼들이) 선제적으로 조치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위원회나 금융감독원 등이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황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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