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무스름한 이물이 면발에 묻어 있어 = 대전광역시 중구에 사는 문 모(여)씨는 지난 4월 E제조사 봉지라면을 마트에서 구매했다. 냄비에 물을 끓이고 포장지를 뜯었는데 면발에 검은 액체처럼 보이는 이물이 흘러내리다 만 모양새로 덕지덕지 묻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역겨운 마음에 식사 준비를 중단했다고. 문 씨는 "인터넷 검색에서는 면발에 붙은 검은 이물이 면을 튀기면서 나오는 탄화물이라 하지만 아무리 봐도 곰팡이가 핀 것마냥 보인다"고 말했다.
# 용기 안 빨간 기름 덕지덕지, 터진 스프가 원인? = 서울특별시 성동구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해 말 마트에서 구매한 F제조사 컵라면을 먹으려다가 용기 안쪽 벽에 붉은 이물질이 덕지덕지 묻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스프가 터져서 빨간 기름이 묻은 것이라 생각했으나 스프 포장재에 손상이 없어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이 씨는 "즐겨 먹는 컵라면인데 이전 구매에서도 빨간 기름이 범벅된 불량 제품이 종종 나왔었다. 제조과정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라면에서 시커먼 이물이 박힌 면발이 잇따라 발견되며 소비자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라면에서 검은 이물을 발견했다는 소비자 불만이 매달 수 건씩 쏟아진다. 농심, 오뚜기, 팔도, 삼양식품 등 국내 주요 라면업체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물론 편의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 자체 상표를 부착한 PB(Private Brand) 제품, 중소업체 생산 제품까지 검은 면발 문제가 다발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노란 면발에 군데군데 보이는 거뭇한 점을 곰팡이가 핀 것으로 여기며 제조공정과 유통 과정에서의 위생관리 부주의를 지적하고 있다. 스프도 단골 민원이다. 스프가 터져서 컵라면 용기 안에 붉은 기름이 덕지덕지 묻거나 스프 가루가 딱딱하게 굳어서 발견된 사례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라면업계는 제조공정상 이물이 유입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벌레, 비닐 등의 이물 대다수는 외부에서 유입되며 면발에서 발견되는 검은 이물은 곰팡이가 아닌,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화물이라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탄화물이란 식재료가 튀겨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검게 탄 이물이다. 인체 위해가 낮고 완전한 제거가 어려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하는 보고대상 이물 범위에서 제외돼 있다.
딱딱하게 굳은 스프는 여름철 습도가 높은 시기 주로 발견되고 있다. 진공 농축건조, 진공 동결 건조방식 등 흡습력이 강한 공법에 염분이 더해지면서 외부 습기를 흡습해 가루가 눅진해지거나 굳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 경우도 인체에 무해하다는 게 업체들의 해명이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하루 수백만 개 라면이 생산되면서 탄화물, 터진 스프 등의 불량품이 극히 낮은 확률로 나오고 있다. 유통 과정에서 간혹 스프가 굳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 경우 제조사나 구입처를 통해 문의 시 환불·교환 처리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