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CEO와 CFO체제에서 줄곧 늘어나던 배당금은 지난해 김정일 대표와 박문희 전무(전략기획본부장)체제에서 증가세가 꺾였다. 주주친화 정책을 전면에 내세운 코오롱글로벌의 전략 변화에 관심이 모아진다.
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오는 28일 주주총회에서 올해 300원의 2022년도 결산배당 안건을 다룬다.
코오롱글로벌은 앞서 지난해 11월 주당 10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한 바 있다. 주총에서 배당 안건이 통과되면 2022년 회계연도에 대한 주당배당금은 400원이 된다.
올해 주당배당금은 전년 500원에서 20% 감소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지난해 CEO와 CFO가 바뀌면서 3년 연속 늘어나던 주당배당금이 감소로 돌아선 것. 지난 1월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이 인적분할돼 분사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올해 배당을 하지 않는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매출이 4조9000억 원(자동차부문 포함)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했고, 순이익도 1418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3.6% 증가했다.
코오롱글로벌의 주당배당금은 2019년까지 100원~150원을 기록했지만 2020년 350원, 2021년 400원, 2022년 500원으로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부터는 김정일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고 재무는 박문희 전무가 맡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앞서 전임 전략기획본부장 시절부터 분기별로 IR설명회를 통한 소통을 확대했고, 중간배당도 실시하기 시작했다.
코오롱글로벌은 그간 매년 배당을 실시하면서 주주친화 경영을 이어나갈 방침을 밝혀왔고 지난해에는 자동차부문 분사를 결정하기도 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해 주주가치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신설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이웅열 코오롱 회장 장남인 이규호 사장이 CEO를 맡았다.
이런 상황에서 배당이 축소되자 일각에서는 새로운 경영진 체제에서 배당에 대한 전략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2000억 원 안팎으로 유지돼 오던 이익잉여금도 지난해 9월말에는 5000억 원 이상으로 늘었다. 결손금을 해결해 이익잉여금이 쌓이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최대 규모다.
배당성향도 매년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 올해 배당성향은 7.3%로 전년에 비해 2%포인트 떨어졌다. 적자에도 배당을 실시한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올해 배당 축소는 자동차부문 분사로 매출과 이익 규모가 나눠진 영향”이라며 “건설사 중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시행하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제외한 코오롱글로벌의 매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 4조9000억 원에서 2조5400억 원으로 절반가량 작아진다.
분할 전을 기준으로 배당 확대 효과가 나려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성장이 필요하다. 하지만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지난 2월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200억 원을 차입했다.
총 차입금은 1035억 원으로, 자기자본의 75.9%에 달한다. 지난해 자동차부문의 영업이익이 500억 원, 순이익은 200억 원가량으로 존속한 코오롱글로벌에 비해 배당여력은 낮은 편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