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정부가 관상어 산업을 2025년까지 6500억 원 규모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관련 시장이 꾸준히 커지고 있는 가운데, 수산생물의 질병을 관리하고 치료하는 ‘수산질병관리사’가 새로운 직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경기도 수원에서 ‘메디피쉬 수산질병관리원’을 운영하는 청년 창업가 조영삼 원장(31)을 직접 만나 수산질병관리사는 어떤 직업인지 알아봤다.
수산질병관리사는 자격증 취득 후 아쿠아리움이나 어류 질병을 다루는 연구소나 공공기관에 취업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조영삼 원장은 지난 2021년 안산에 ‘메디피쉬 수산질병관리원’을 열며 창업했다.
그가 창업할 당시 관상어 시장엔 ‘물고기 병원’이 따로 없어 무분별한 약품 남용 및 거래 등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에 조 원장은 이 같은 인식을 바로잡고 관상어를 키우는 이들이 상황에 맞게 정확한 약품을 쓸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고.
조 원장은 “시장이 크지 않다 보니 인터넷을 통해 항생제나 기생충제 같은 중요한 약들이 유효기간이 제대로 표시되지도 않고 거래되고 있었다”며 “또 이러한 약에는 성분 함량이나 사용법, 보관법도 제대로 표시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실제 그가 운영하는 ‘물고기 병원’을 방문해보니, 다양한 물고기들이 입원해 있었고 증상도 다양했다. 부레에 문제가 생겨 수면 가까이에서 떠다니거나 기생충이나 세균에 감염돼 치료를 받고 있는 개체도 볼 수 있었다.
조 원장이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이렇게 입원한 물고기들을 돌보는 일이다. 특히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물고기 병원이 많이 없다보니 매일같이 입원실은 만실이라고.
관상어 애호가들 사이에 물고기가 아프면 병원에 가야한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하며 매출 규모도 늘고 있다. 처음엔 안산에서 작게 시작했지만 현재는 수원으로 장소를 옮겨 한 건물을 통째로 쓰며 2층을 병원으로 쓰고 있고 1층엔 수족관 카페, 지하엔 수족관을 운영하고 있다.
또 조 원장은 물고기를 감염시킨 세균을 직접 배양하고 여기에 다양한 항생제 등 약물을 투입하는 등의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입원한 물고기의 상황에 맞는 약물을 사용하고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물고기의 질병이 파악되면 본격적인 치료에 들어간다. 흔히 알려진 약물 목욕(약욕)도 효과가 좋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처럼 주사를 놓는 것. 또 약을 경구 투여하는 방법도 효과가 좋다는 게 조 원장의 설명이다.
조 원장은 “물고기에 주사를 놓는다는 것이 생소할 수 있겠지만, 약욕을 하거나 경구로 먹이와 함께 약을 투입하는 것보다 흡수가 빨라 효과도 좋다”고 말했다.
조영삼 원장은 “무분별한 수산의약품의 남용을 막고, 관상어를 키우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병원을 열게 됐다”며 “물고기도 일반 동물들처럼 다양한 방법의 치료가 가능하다는 인식이 더 널리 퍼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