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대규모 차입을 통해 HJ중공업 인수합병(M&A)에 나선 결과다. 투자를 결단한 허상희 대표로서는 성과가 절실한 상황인데, 동부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HJ중공업 역시 실적 분위기가 좋지 못하다.
2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건설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71%로 전년에 비해 45.5%포인트 높아졌다.
차입금이 4655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91.1% 늘었다. 동부건설의 차입금 규모는 허 대표 체제에서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차입금의존도는 2018년 0.9%에서 2019년 9%, 2020년 13.6%로 높아졌다. 2021년에는 19.3%, 지난해에는 29.4%로 치솟았다.
통상 차입금의존도가 30% 이상이면 위험 수준으로 본다. 과거 동부건설이 법정관리에 돌입할 당시 차입금의존도는 47%였다.
허 대표 취임 직후 100% 초반대 이던 부채비율도 높아지는 추세다. 법정관리 전 600% 이상이던 수준은 아니지만 급격하게 악화된 재무상태는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니다.
특히 동부건설은 과거 유동성 위기로 법정관리를 겪은 적 있어 재무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나올 수밖에 없다.
허 대표는 HJ중공업이 부산지역에서 주택부문 인지도가 높아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동부건설과 시너지가 날 것으로 판단했다. HJ중공업이 보유한 공항, 항만 등 특수공사 역량을 통해 동부건설의 포트폴리오 강화도 꾀했다.
하지만 동부건설은 원자재 가격 상승, 업황 침체 등으로 수익성이 부진한 상태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13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45.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2.8%로 2.6%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허 대표 재임 기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동부건설은 최근 3년간 원가율이 매년 90% 안팎에 이른다.
HJ중공업 역시 현재 실적 분위기가 녹록치 않다. 지난해 매출은 1조7882억 원인데 영업이익은 66억 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전년 1090억 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한 것은 위안거리다.
이런 가운데 오는 22일 동부건설 주주총회에서는 허 대표의 연임에 대한 안건이 다뤄진다.
동부건설은 수익성 제고와 재무건전성 개선에 대한 방안을 묻는 질의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