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작동 시 저소음 모드일 때는 도서관과 비슷한 30~39데시벨(dB)이지만 일반모드 작동 시에는 대화소리와 맞먹는 40~50dB까지 올라간다. 제품 판매 페이지에선 대부분 저소음 모드 기준 데시벨(dB)만 공개할 뿐 일반 모드에서의 소음 수치는 알리지 않고 있다.
창문형 에어컨은 실외기가 본체에 내장된 일체형이라는 구조상 소음이 가장 큰 단점으로 거론돼왔다. 그렇다보니 소비자에게 소음 발생 정도가 제품을 선택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 업체들도 저소음 모드만 공개하고 일반 모드시엔 일부러 공개하지 않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삼성전자, LG전자, 위니아, 귀뚜라미, 신일전자, 파세코 등 국내 6개 가전업체 공식몰의 창문형 에어컨 판매 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파세코를 제외한 5곳은 저소음 모드 작동 시에서의 데시벨(dB)만 기재했다.
저소음 모드(또는 정음 모드, 취침 모드)를 작동했을 때는 대게 ‘최소 풍량’으로 작동될 때다. 이때 소음은 대략 30~39dB 정도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위니아 창문형에어컨이 39dB ▲신일전자 2세대 창문형 에어컨 38.6dB ▲삼성전자 윈도우핏 에어컨 35dB ▲파세코 5세대 창문형 에어컨 34.3dB ▲LG전자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 34dB ▲귀뚜라미 창문형 에어컨 33dB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도서관 소음은 30~40dB이며 냉장고 소음은 40dB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침실 소음 기준은 35dB이다.
그러나 일반모드로 전환할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A브랜드에 문의한 결과 창문형 에어컨의 경우 최대 소음이 49dB로 최저 소음과 10dB 가량 차이 난다. B브랜드도 최대 소음이 47dB로 책정된다.
일반 모드 시 소음 수치를 기재하지 않은 데 대해 양 사는 "40dB 이상이면 소음이 크다는 인식이 있어 최소 소음만 공개했다. 특히 자사 제품의 데시벨이 타사보다 크다면 업체 입장에선 예민할 수 밖에 없기에 소개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최초 창문형 에어컨을 국내 출시한 파세코만 예외적으로 일반모드의 9단계(최대 풍량)로 작동 시 '44dB'이라고 공개 중이다.
세 업체 외에 다른 업체들은 모두 검사 미실시 등의 이유로 최대 풍량 작동 시의 소음 발생 정도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창문형 에어컨은 당초 설치 구조상 소음이 주된 단점으로 거론된다. 일반 에어컨도 작동 시 소음이 발생되는 건 동일하나 창문형 에어컨은 실외기 역할을 하는 부위가 본체에 내장된 일체형이기 때문에 진동으로 인한 소음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창문형 에어컨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에게 제품 소음은 주된 선택 요인으로 꼽힌다.
업체마다 각 사 신기술을 접목해 ‘저소음’을 구현한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했다고 마케팅 중이나, 실상 일반모드 또는 최대 풍량일 때의 소음은 몇 dB인 지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일부 내용을 축소해 광고하는 기만적 행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일상생활할 때 보다는 취침 시 소음에 가장 예민하다 보니 취침모드를 기준으로 소음 데시벨을 측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보니 제품을 설명할 때도 취침모드 또는 저소음모드일 때를 기준으로 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현재 소음에 관한 기준은 환경부의 ‘소음·진동관리법’에서 기준한 '가전제품 저소음 기준' 뿐이다. 품목도 진공청소기와 세탁기로 한정돼 있으며 법적 효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국토교통부·환경부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 및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직접충격소음 기준은 낮에는 39dB 이상, 밤에는 34dB 이상이다. 일반적으로 40~50dB이면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는 다르지만 냉장고 소리, 조용한 사무실 소음과 비슷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