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8일 문 열림 사고가 발생한 에어버스 A321-200 항공기의 비상구 앞 좌석에 대해 전면 판매 중단을 발표했다.
에어버스 A321-200 기종은 비행기가 정지하기 전까지 수동으로 문을 열 수 없게 하는 '비행 중 잠금장치'가 적용되지 않았다. 해당 기종은 아시아나항공의 국내선 위주로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비상구 앞 좌석은 원래 국내선에서는 판매되지 않는 좌석이었으나 이번 사고 이후 당분간 좌석을 비워두기로 했다"며 "아직은 사고가 발생한 기종에만 적용한 상태며 국제선에서는 비상구 앞 좌석을 비우는 걸 검토 중인 상황은 아니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서울도 비상구 앞 좌석의 사전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현재 에어서울에서 운영하는 모든 기체가 에어버스 A321-200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해당 기체 비상구 좌석의 경우 사전 판매를 중단하는 한편 현장 승객 인터뷰 등을 통해 착석 대상을 철저히 검증할 계획"이며 "아울러 기내에서도 승무원의 비상구 브리핑을 통해 2차 검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에어부산은 비상구 좌석 판매 문제에 대해 아직 검토 단계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아직 비상구 좌석 판매와 관련해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전했다.
타 항공사 역시 문 열림 사고 이후 다양한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이착륙 시 비상구마다 승무원이 항상 착석하고 있어 이번 사고와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시 대응이 가능하다"며 "비상구 좌석 판매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진에어 측은 "현재 비상구 좌석 판매에 대해 결정된 바는 없으며 향후 승객 안전을 위한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현재 운영 중인 보잉 787-9은 비행 중 잠금장치가 있어 승객이 마음대로 비상구를 열 수 없는 구조다"라며 "그럼에도 승객 안전과 연관된 여러 사항을 고려해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상구 좌석 판매 여부와는 별도로 탑승객 모니터링은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긴급상황 발생 시 승무원을 도울 여건과 의지가 되는 사람들만 비상구열 좌석에 배정하고 탑승객에 대한 안내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상구 좌석을 비우는 것이 안전상으로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며 "위급상황 시 도움을 줄 수 있는 승객 위주로 비상구 좌석을 배치하고 탑승 후에는 승무원이 비상구와 관련해 안내를 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국토부 운항기술기준에 따라 비상 상황 발생 시 비상구 개방 등 임무 수행이 가능한 승객에 한해서만 비상구 좌석 이용을 허용한다. 이에 따라 만 15세 미만이거나 노약자, 임산부인 경우, 승무원의 지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알코올이나 약물 등에 취한 경우에는 비상구 좌석에 앉을 수 없다.
만일 사전좌석으로 비상구 좌석을 예약하더라도 공항이나 객실 현장에서 착석 불가한 승객이라 판단될 경우 임의로 좌석이 변경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워낙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다 보니 이번 사고와 같은 상황을 완벽히 방지할 방법은 없다"며 "현재는 사고를 면밀히 조사하면서 다른 기종에서도 이번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안전한 비행을 위한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