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차주가 올해 1월 '에어컨 콘덴서' 무상수리 결정을 통보 받고 앞서 수리한 비용을 환급 받고자 했으나 7개월 가까이 지연돼 골치를 썩었다.

혼다코리아 측은 문제를 제기한 소비자에게 수리비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 화성에 사는 강 모(남)씨는 2018년식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차주로 당시 신차 구매가는 약 4500만 원이었다. 강 씨는 지난 2020년 에어컨 콘덴서 불량으로 안양 서비스센터에서 약 73만 원을 들여 수리했다.

올해 1월11일 혼다코리아는 어코드, 시빅 차량의 에어컨 콘덴서 냉매 누출 가능성 때문에 한국소비자원의 권고로 무상수리를 발표했다.

해당 부품은 3년/10만km에서 10년 보증(주행거리 무관)으로 변경했고 보증기간 내 에어컨 콘덴서 튜브 벽 부식에 의한 냉매 누수 차량 입고 시 에어컨 콘덴서를 무상 교환해 주기로 했다.

에어컨 콘덴서 제조 과정에서 표면처리가 일부 미흡해 에어컨 사용 도중 튜브 벽이 부식돼 구멍이 생기고 이를 통해 냉매가 누출될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대상 차종은 혼다 어코드, 시빅 차량 1만2564대로 강 씨의 차량도 해당됐다.
 

이전에 수리한 에어컨 콘덴서 부품의 경우 혼다 서비스센터를 통해 수리비를 환급 받을 수 있었지만 강 씨가 지난 2020년 수리를 맡겼던 안양서비스센터는 폐쇄된 상태였다. 이 곳을 담당하던 혼다 딜러사인 일진모터스가 수입차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2021년 12월 문을 닫은 것이다.

강 씨는 혼다코리아 고객센터에 수리비 환급을 문의했고 안내받은 다른 서비스센터에서 계좌사본과 자동차등록증사본 등을 제출하면 환불해 주겠다는 답을 받았다. 강 씨는 2월 중 서류를 제출했으나 8월 중순이 될 때까지 수리비를 받지 못했다.

강 씨는 "고객센터를 통해 환불 진행 여부를 여러 차례 전화로 문의했으나 서비스센터에서는 본사에 접수했으니 기다려 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혼다코리아는 최근에 강 씨와 연락해 수리비 환급을 진행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환급이 지연된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무상수리 조치 이전 유상 수리를 받은 고객의 경우 이력을 확인한 뒤 수리한 딜러 서비스센터를 통해 환불 받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이전에 수리받은 서비스센터가 문을 닫은 경우 수리 이력을 확인한 후 다른 서비스센터를 통해 환불받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고 말했다.

한편 무상수리는 리콜과 달리 발표 전 소비자가 자비로 수리한 경우 제조사의 재량에 따라 수리비 환불 여부가 결정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리콜은 국토부에 보고한 후 진행되는 반면 무상수리는 자동차 제조사가 자체적으로 진행한다. 자동차관리법상에 무상수리 발표 이전에 유상으로 수리받은 부품 보상에 대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