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에 사는 김 모(여)씨는 모두투어에서 이용한 베트남 패키지 여행 4박5일간 가이드의 선택관광 강매로 불편한 여행을 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김 씨에 따르면 달랏에 도착한 첫날부터 가이드는 선택관광 강매를 시작했고 “고민해보고 내일 결정하겠다”고 해도 “지금 선택해야 한다”며 종용했다고. 루지 등 선택관광을 하지 않을 경우 버스에서 대기하거나 주변에 머물러야만 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씨는 “멋대로 일정을 변경하는 등 가이드의 역할은 잊고 선택관광에만 열을 올려 피해를 입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 대전에 사는 김 모(여)씨는 인터파크투어를 통해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남방항공사의 중국 연길행 항공권을 샀다. 출발 당일 태풍으로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됐다는 소식을 뉴스로 접했으나 항공사나 인터파크투어로부터 별다른 안내가 없어 집을 나섰고 공항에 도착해서야 결항 사실을 알게 됐다. 김 씨는 “폭우를 뚫고 위험을 무릅쓰고 공항에 도착했는데 결항됐다더라. 항공사와 티켓 판매처 어디에서도 안내를 받지 못했고 두 곳 다 책임을 회피하기 바빴다”며 기막혀했다.
올해 엔데믹으로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여행객들이 크게 늘면서 여행 관련 소비자 불만도 쏟아져 나왔다.
30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8월20일까지 81일 동안 제기된 여행 관련 불만은 약 200건으로 여름 성수기와 맞물리며 폭증했다.
환불·취소가 36.2%로 전체 민원의 3분의 1 이상 차지했고 이어 고객센터 문제가 21.9%로 뒤를 이었다. 그 뒤를 ▷서비스(10.7%) ▷계약불이행(10.2%) ▷수수료(9.7%) ▷옵션 강요(5.1%) ▷기타(6.1%) 순으로 집계됐다.
업체별로는 덩치가 가장 큰 하나투어(34.7%) 관련 소비자 불만이 가장 많았다. 인터파크투어가 13.3%로 뒤를 이었다. 양사의 규모가 큰 만큼 두 업체의 민원 비중이 절반에 육박했다.
이어 노랑풍선(10.2%), 모두투어(7.7%), 투어컴(6.1%), 교원투어(3.6%), 참좋은여행(2%), 롯데관광(2%), 한진관광(0.5%) 순으로 집계됐다. 이 외에는 군소 여행사들로 전체의 19.9%를 차지했다.
◆ 항공권 환불·취소 불만 다발...종합여행플랫폼으로의 변화 탓
여행 관련해 그동안에는 패키지 여행에서의 옵션 강요, 모객 미달로인한 여행 취소 등 문제가 줄을 이었다면 최근에는 항공권 환불·취소에 대한 민원이 주를 이룬다. 여행사를 통한 항공권 예약이 늘어난 탓으로 분석된다.
실제 전체 민원 중 약 40%에 육박하는 민원이 항공권 환불·취소와 관련됐다. 소비자들은 항공권 취소 시 수수료가 과도하다고 지적했고 수수료 발생에 대한 안내가 미흡하다는 불만도 이어졌다. 특히 여행사들이 항공권 예약은 24시간, 주말을 가리지 않고 가능하나 취소나 변경은 평일 영업시간만 가능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이 불공정하다고 보고 시정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고객센터(21.9%)에 대한 소비자 불만으로 이어졌다.
소비자들은 항공권 등 상품 환불 취소 등을 급히 처리해야 하는데 고객센터가 연결되지 않으면서 불만을 토해냈다. 전화는 물론 1:1 온라인 문의도 마찬가지다. 특히 취소 시점에 따라 수수료가 상이한 해외 항공권의 경우 빠른 처리가 필요하지만 고객센터 연결이 지연돼 수수료를 더 물게 됐다는 내용들이다.
고객센터 연결이 원활하지 않다는 데 대해 하나투어를 비롯해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 대형 여행사들은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20년부터 현재까지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엔데믹 후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여행객이 늘며 관련 민원도 증가했지만 부족한 고객센터 인력으론 빠른 대응이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사람이 있기는 한건가?...성수기 앞두고 여행사 고객센터 먹통에 소비자들 발 동동)
현재 하나투어와 노랑풍선 등 자사 홈페이지에 고객센터 연결 지연에 대한 사과문을 게시하고 고객상담 정상화와 인력 충원 등을 약속한 상황이다.
서비스 불만도 21%를 차지했다. 항공 결항 통보 안내를 누락해 낭패를 봤다는 불만이 눈에 띄었고 비자 제공 등에 대한 정보를 명확히 안내하지 않아 여행을 망쳤다는 내용들이다. 패키지여행지에서 관광버스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 고생했다는 소비자도 있었다. 괌 태풍으로 여행을 망친 소비자가 피해 보상이 미미하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패키지 여행지에서 다리를 다치거나 바다 해파리에게 쏘이는 등 사고도 다발했다.
민원 유형 중 계약 불이행(10.2%), 옵션 강요(5.1%)와도 맞물린다. 사전에 노옵션 선택 관광으로 안내했지만 실제 여행 중 현지 가이드가 위협적인 태도로 쇼핑몰 방문이나 물건 강매 등을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사전에 짜여 놓은 여행 일정과 상이한 일정을 소화하는 등 피해를 입었지만 본사 측에서 마땅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민원도 빈번했다. 또 모객인원이 모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방적인 취소 통보를 받았다는 불만도 있었다.
마지막 수수료와 관련된 민원 역시 9.7%로 적지 않았다. 패키지여행 상품 취소 수수료가 과도하다거나 개인 부상, 코로나19 확진 등으로 여행 일정을 소화할 수 없음에도 취소 수수료를 물었다는 불만이 많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