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대표 조욱제)이 올해 3년 만에 수익성이 반등할 전망이다. 주요 품목 매출이 증가했고 해외사업부문 실적이 개선됐다.
향후 수익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유한양행이 EGFR(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개발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지난 2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내년부터 1차 치료제로서 건강보험 급여 적용 대상으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렉라자가 글로벌 블록버스터(연 매출 1조 원 이상) 신약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미국 파트너사 ‘존슨앤드존슨(J&J) 이노베이티브 메디신’이 렉라자 병용요법으로 연 매출 50억 달러(약 6조5000억 원)의 매출 전망치를 발표하면서 마일스톤과 로열티 수입으로 인한 수익성 증가가 예상된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올해 실적 전망치는 매출 1조9114억 원, 영업이익 761억 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7.6%, 영업이익은 111.4% 증가한 수치다.
2021년 유한양행의 영업이익은 2020년 843억 원 대비 42.4% 감소했다. 신약 개발에 투입된 비용 증가와 2020년 발생한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등 기술수출료의 기저효과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후 2년간 부침을 겪었던 영업이익이 올해부터 반등할 전망이다. 수익성 개선 이유로 주요 품목의 매출 증가와 해외사업부 실적 개선이 꼽힌다.
올해 3분기 전문의약품 매출액은 8554억 원으로 5.3%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바미브가 582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49.6% 증가율을 기록했다. 당뇨병 치료제 자디앙은 637억 원으로 30.7% 증가했다. 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빅타비와 B형 간염 치료제 베믈리디 매출도 각각 26.4%, 23.6% 증가율을 보였다.
비 전문의약품 중에서는 락스로 유명한 생활유통사업부 매출이 1557억 원으로 10% 늘었다. 또한 영양제 마그비가 149억 원의 매출로 28% 증가했으며 소염진통제 안티푸라민은 240억 원의 매출로 12.6% 증가했다.
팬데믹 기간 부진했던 해외사업부의 실적도 증가했다. 해외사업부 매출액은 2091억 원으로 42.6% 증가했다. 해외사업부는 위탁개발생산업체(CDMO) 유한화학에서 제조한 원료를 글로벌 제약사에 공급한다. 유한양행은 주요 품목의 고성장이 해외 사업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의 향후 수익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 20일 건정심에서 렉라자의 1차 치료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확정되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렉라자의 1차 치료 적용 대상 국내 환자 수는 연간 3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유한양행은 급여 확정 전까지 약 76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무상 조기 공급 프로그램(EAP)을 진행해 왔다. 투약 이후 부작용 없이 약제를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어 시장 안착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렉라자의 미국 임상을 맡고 있는 파트너사 J&J가 내년 FDA에 품목허가를 계획하고 있다. 품목허가에 따른 마일스톤과 판매로열티로 인해 유한양행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레이저티닙 병용 임상은 경쟁 약물 타그리소와 비교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며 “타그리소 외 3세대 비소세포폐암 EGFR 치료제는 없고 J&J 마케팅 전략과 아미반타맙SC(병용 피하주사제형) 출시로 기대효과가 있어 유의미한 시장점유율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글로벌 비소세포폐암 EGFR 변이 치료제 시장 규모는 8조 원으로 추산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신약 개발을 통한 외형 확장과 수익성 증가가 기대된다"며 "최근 건강기능식품 및 생활용품 사업부에선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인 제품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등 다방면으로 효율적인 운영이 될 수 있게 노력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